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일대는 광덕 계곡과 삼일계곡으로 유명하다. 1년 내내 맑은 물이 그치지 않고 흐른다. 이기자 부대인 27사단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면사무소가 있는 시골이지만, 주변에 사단 본부가 두개 있어 길거리에서 군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화천군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의 맛이 좋아 토마토의 고장으로 유명해졌다. 화천군에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 화악산, 복주산 등 높은 산이 있어 깊은 계곡이 여럿 있다. 경기도 포천군의 백운계곡을 지나면 강원도 화천군의 광덕계곡으로 이어진다. 또한 삼일계곡이 있어 구비구비 아름다운 계곡 물이 흘러내린다.
백운계곡을 넘어 광덕계곡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마음이 머무는 곳(화천군 사내면 광덕리 465번지)”이란 펜션이 나온다. 계곡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펜션(전화 033-441-6066)주인 이승규씨(60세)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 15년 전에 이곳에 들어왔다고 한다. 20년 전, 운영하던 사업체가 40억 상당의 부도를 맞았다. 사내면 산 아래에서 참고 인내하는 긴 생활이었다고 했다. 쓰디쓴 인고의 과정을 거친 이후인, 지난 3년 전부터서야 펜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필자는 지난 7월 3일부터 4일까지 군에 있는 막내아들이 외박을 나와 함께 이 펜션에 묵었다. 이 펜션의 특이한 점은 나무와 황토로 지은 웰빙 가옥이라는 것도 있지만. 주인이 가꿔놓은 야채를 마음대로 따다가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와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펜션의 안주인은 남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이제 겨우 마음잡고 살고 있으니 사진도 찍지 말고, 아무 것도 묻지 말아 달라”고 주문한다. 주인 이승규씨와 어렵살이 말문을 텄다. 그는 나무를 깎는 전기톱으로 통나무 깎는 일을 했다. 펜션 내부의 이곳저곳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꾸미기 위해 목수 일을 하고 있었다. 전기톱 소리는 요란하게 계곡으로 메아리쳤다. 그런 중에도 그는 “이렇게 좋은 장난감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너무너무 행복해 보였다.
“내가 사업을 하다가 망해보니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찌됐든 근검절약 해야한다.”
오랜 구도결과 얻어낸 깨달음의 언어처럼 무게가 담긴 말이 술술 이어진다.
“땅에서 자라는 풀도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다. 봄에는 봄풀이, 여름에는 여름풀이 따로 있다.”
그는 이 산골에서 15년을 보냈다고 했다. 이런저런 고생, 온갖 고생을 다했다고 한다. 죽음의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포기하지 않는 한. 몸을 갖고 있는 한 나머지는 생각이야”라고 말했다. 개울에서 흐르는 물을 향해서도 “고맙습니다”고 고개 숙이며, 합장했다. “자연이 나에게 해를 입히지만 않으면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션업을 위해 5.000평에 달하는 땅을 구입, 넓은 터 위에 펜션을 만들었지만 “두 부부가 시골생활을 하려면 200편 정도가 딱 맞다”고 조언했다. 풀과의 전쟁이 그치지 않는 다며 땀을 훔쳤다. 2년 전 겨울. 눈이 많이 쌓인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발목을 다쳐 2년여 간 고생했다고 한다.
겨울에는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 여름에는 피서를 위해 찾는 손님들이 많고, 주변에 군부대가 있어 군인들을 면회 오는 면회객들이 이 펜션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은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전국에서 온 손님들을 편안하게 맞이하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했다. 15년간 숨어 살듯했는데, 입소문을 들은 전국 각지의 손님들이 이 펜션을 찾아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가 펜션 이름을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고 한 이유를 알만하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 손님들에게 편안함을 주려고 했다.
“50년이 넘는 뽕나무를 흔들어 떨어진 오디를 주어다가 오디주를 만들어 놓을테니 또 오세요”
여지껏 산 속에 숨어 살다시피했던, 도시를 떠나 이곳에 정착한 시골 사람, 그는 아주아주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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