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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일부를 기부합니다” 기부천사 청년사업가들

“나의 이득보다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

이지영 기자 | 기사입력 2010/08/18 [10:03]
‘무모한 도전’ 이들의 첫인상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 누구나 꿈꾸는 안정적인 직장을 뛰쳐나왔다.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변리사란 전문직을 앞두고 학업마저 그만뒀다. 생활비를 아껴가며 모은 돈을 톡톡 털어 ‘하프바코드’라는 회사를 차렸으니 말 그대로 그들의 한번뿐이 없는 젊은 인생을 ‘올인’한 것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변호사 다음으로 선호한다는 변리사란 직업까지 마다하고, 이들이 창업에 뛰어든 건 돈 때문은 아니었다.
 
하프바코드의 이영수 대표는 한국의 명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을 하나, 군 제대 후 돌연 학교를 자퇴하고 변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학교를 자퇴할 때만 해도 집에서 부모님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그래도 제 성격상 제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성격이기에 부모님께 상의도 드리지 않고 제가 학교에 몰래가서 자퇴서를 제출하고 왔어요”라고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미 2009년 변리사 시험 1차까지 합격하며, 변리사란 직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 그가 왜 돌연 변리사를 때려치우고 하프바코드라는 벤처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하프바코드 창업멤버는 왼쪽부터 전정민(26) 실장, 이영수(26) 대표, 하민규(26) 상무이다. 이 대표와 함께 창업을 뛰어든 이들은 모두 중학교 동창 친구들이다.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벌던 능력있는 셀러리맨 전정민(26) 실장와, 대학교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있던 하민규 상무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그들의 도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프바코드의 상무인 하민규는 여느 대학생과 다름없는 취업난에 쫒기면서도 캠퍼스의 낭만을 한껏 즐길 줄 아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2009년 10월 그의 아버지께서는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으셨고, 넉넉지 않던 형편 속에 그는 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버지의 병원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으론 병원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던 중 뒤늦게 하 상무의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중인 것을 알게된 10년지기 친구였던 이영수 대표와 전정민 실장은 그간 저축해놓은 돈을 선뜻 병원비에 보태주었고, 아버지도 현재 차차 쾌차하시고 계신다.

“이번 계기로 암이란 병이 무섭단 것보다, 돈이 없어서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더 무섭단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하 상무는 그때 일을 회상하는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도 결코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 생활하면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살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까, 우리보다 더 넉넉하지 않은 분들도 많더라구요. 그리고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못한다는 얘기가 tv에서나 나오는 얘기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나니,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창업으로 생긴 수익금의 일부를 암치료센터에 기부하기에 모두가 찬성하여서 이렇게 진행하게 되었어요” 라고 전 실장은 그들의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오는 8월 23일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하프바코드는 20~30대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기 있는 혹은 숨어있는 맛집, 여행, 헤어숍, 공연 등을 최소 50% 이상의 할인가에 제공하는 인터넷 소셜커머스 서비스업체이다.
 


 
하루에 한 곳을 선정해서 하프바코드의 홈페이지(www.halfbarcode.co.kr)에 24시간동안 광고를 해주며, 그 24시간동안 소비자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에 최소목표 인원을 정해놓고, 그 목표인원이 채워져야지만 모든 구매인원이 할인 해택을 받을 수 있어요”라고 이 대표는 하프바코드의 할인해택 룰을 강조했다.
 
“전단지를 돌려도 요즘 사람들은 잘 받지도 않고, 설령 받는다 하여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버려버리잖아요. 반면 하프바코드는 전단지와는 확실히 틀려요. 소비자들에게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해 주는 대신 저희도 24시간동안 업체 홍보도 확실하게 보장해 줄 수 있으니까요.”
 
지난 4월 창업을 결심한 그들은 매일같이 새벽2~3시가 되어야 하루 일과가 끝나며, 주말 중 하루 정도는 그간 밀린 피로를 회복하느라, 잠으로 대체하곤 하지만,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아직 어린 그들이지만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것에 뿌듯해하며, 이런 빡빡한 일상이 즐겁다고 말한다.
 
“솔직히 변리사 포기한거 아쉽긴 하죠”

“제가 미쳤나봐요. 월급 많이 주는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고 이친구들과 무모한 일을 시작한걸 보면”

“요즘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나온 곳들이 너무 많아서 경쟁구도가 심해질 것 같아서 두렵긴 하지만, 그들과 정식으로 부딪쳐 본다는 생각에 지금 너무너무 설레여요”
 
“무모한 도전이란 것도 알아요. 사업이란 게 중간이 없잖아요. 그렇기에 처음엔 제가 이런 제안을 친구들한테 하기가 미안했어요. 장래가 촉망하던 친구들인데, 이런 무모한 사업을 같이 하자고 말을 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돈이 목적의 전부가 아닌, 암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생명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힘이 났어요”
 
‘무모한 도전’이라는 걱정 어린 눈길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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