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10.26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대통령를 향해 총을 쏜 직후, 확인사살까지 했다. 어쩌면 조현오의 발언은 산 권력의 경찰청장 후보자가 죽은 권력의 최고위 인물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재확인, 확인사살(?)하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의도된 속셈이 따로 있다는 의미이다. 조현오가 쏘아올린 공격의 화살은 살아 있는 권력의 경찰 총수라 할 수 있는 경찰청장 후보자가 죽은 권력의 비리 들추기이기 때문이다.
|
야당들 조현오 파면 요구
이 발언이 2010년 8월의 대한민국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사건은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더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지난 8월 19일 이 사건의 특검론을 들고 나왔다. 홍준표는 이날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석상에서 “역사적 진실의 문제이니 만큼 정쟁대상으로 삼지 말고 특검을 하자”며 특검론을 정치권에 던졌다. 그는 “서울경찰청장까지 한 사람이 근거 없는 말로 전직 대통령을 명예훼손 했다면 파면하는 게 맞다”면서 “특검을 하게 되면 검찰 수사기록을 전부 압수해서 가져오게 되고, 그러면 2∼3일 내에 밝혀진다. 조현오 후보자 발언 문제는 특검을 통해 해결하고 더 이상 정쟁 대상이 안됐으면 좋겠다” 주장한 것.
이에 맞서 야당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보유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 즉각적인 파면과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8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는 조현오의 구속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은 이 집회를 통해 “조현오 후보자는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과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법치를 지켜야할 15만 경찰의 최고책임자로 임명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를 무기력화 시키기위해 노무현 차명계좌 특검을 하자고 운운하는데 특검을 하려면 먼저 어떻게 고 노무현 대통령을 가혹하게 수사했는지부터 따져보고 하자”고 외쳤다.
이 발언으로인해 정치권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검찰이 조현오 발언의 수사에 착수했다. 신속하게 이 사건의 수사에 뛰어든 것.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유는 노무현 재단이 지난 8월 18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차명계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 노무현 재단은 "허위사실 유포로 노 대통령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조 후보자를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문재인 변호사는 "조현오 후보자의 발언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조현오 검찰고발
|
|
노무현재단·시민주권·청정회는 지난 8월 15일 발표한 “이명박 대통령은 조현오 서울경찰청장 즉각 파면해야” 제하의 성명을 통해, 이 사건으로 인해 아파하고 있음을 확연하게 내비쳤다.성명에서는 “이 야만의 시대, 광기의 시대는 언제 끝나는가? 현 정권은 언제까지 전직 대통령 흠집내기에만 매달릴 것인가? 이번에는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야 할 경찰의 총수가 맹목적인 충성에 눈이 멀어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허위사실로 능멸하는 패륜적 행태를 공공연히 저질렀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3월 31일, ‘기동부대 지휘요원 교육’ 강연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서거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었다. 특검을 하려고 하니 권양숙 여사가 막아서 특검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일 뿐만 아니라, 현 정권과 검찰의 표적수사로 인해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과 유족들의 명예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패륜적 망언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동안 현정부 인사들의 수많은 정치적 망언들이 있었으나, 이번 조현오 후보자의 망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다. 이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심각한 환멸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현오 후보자는 자신의 발언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다, 언론에 동영상이 공개되자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1천여 명의 경찰지휘관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술자리 이야기쯤으로 치부한 것이다. 기가 막힐 뿐”이라면서 “조현오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일선경찰에게 시위진압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간 것이다. 광주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광주시민을 폭도로 호도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했던 군사독재정권의 패륜적 행태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이 단체들은 “우리는 죽어서도 능욕을 당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지금도 피눈물이 흐른다. 너무나 잔인하다.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가 더 무너지기 전에, 국민들을 더 막장으로 몰아가기 전에 이 광란의 질주를 멈춰야 한다”고 의치면서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과 유족을 허위사실로 능멸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과 궤변에 급급한 사람이 15만 경찰의 총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경찰이 막가파식 범죄조직처럼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제2의 용산참사나 양천경찰서 고문수사가 재연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민들은 이같은 상황이 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단체들은 “청와대에 묻는다. 청와대는 조현오 후보자가 이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알고 지명했다면, 이는 청와대가 조현오 후보자와 같은 인식이라는 뜻이고, 모르고 지명했다면, 이는 공직검증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 조현오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망했다.
죽은권력에 확인사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우선 조현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들춰낸 것은 죽은 권력에 대한 확인사살의 성격이 짙어, 노무현 세력의 도덕적 부패이미지에 덧칠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 측근들은 정치보복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자살 이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이 무려 500만명에 달했다. 비리 사건이 또다시 여론 속으로 떠오른 것은, 결국 노무현의 죽음을 동정해온 이들의 마음을 떠나게 하는 '물타기 효과'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권력에겐 결코 손해가 아닐 것이다.
8월 25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의미가 심장한 날이다. 권력기간 5년의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부터 내려오기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 권력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의미이다.
한편, 노무현 재단 홈페이지 강기석 편집위원장은 “미쳐버린 권력, 돌아버린 세상”이란제하의 칼럼에서 “이념의 노예가 되고 권력의 화신이 된 자들에게 진실은 이미 무의미하고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무가치한 것이다. 이것이 조현오가 충성을 다 해 마지않는 이 시대 권력집단의 가감 없는 정신상태다. 권력의 타락이요, 일종의 정신병증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