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에는 반드시 배후에 감독이 있다. 감독은 마운드에 어떤 투수를 내세우느냐는 권한인, 등판권(登板權)을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등판권, 즉 대권 선택권을 정당이나 최고 권력자가 쥐고 있다. 어떤 정치투수를 내세울 건지는 정당과 최고 권력자의 몫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40대인 김태호 총리(48세. 1962년 8월 21일생 )를 기용, 9월 1일 국회인준을 통과, 김태호를 등판시켰다. 이 대통령은 야구경기로 치면 김태호를 대권 투수로 등판, 승리 투수가 되도록 여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전 경남지사인 김태호를 등판한 정치 노림수를 분석해본다.
김태호 기용 정국난마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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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시달려왔다. 그가 강력한 의지로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도 사실상은 박근혜의 반대라는 벽 때문이었다. 거기에다가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레임덕을 걱정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런 정치적 난제 앞에서 고민하던 이 대통령은 김태호를 기용, 정국의 난마에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김태호 총리는 경남 거창이라는 시골의 소장수의 아들로 태어난 서민 출신이다. 정부와 여당은 친서민정책을 펴고 있다. 그럼 점에서 김 총리는 친서민정책에 맞는 인물이다.
김태호 총리의 등장으로 정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후보군의 세대교체도 내다보인다. 또한 젊은 총리는 정치 속에 신선한 새바람을 넣어줄 수 있다. 여기에다가 김 총리는 pk(부산-경남)출신이다. 만약 그가 차기 대선 때 후보가 된다면 영남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김태호 총리를 기용한 것은 다목적 카드인 셈이다.
야당인 민주당 등이 지독하게 그의 국회인준을 비토한 것은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말을 바꾸는 등 불신 원인을 제공했으나 그 내면의 또 다른 이유는 차기 대선에서의 수권의지 탓이다. 야당의 국회인준 반대는 그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임기 절반보낸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로 임기 절반을 보냈다. 이날 이 대통령이 현안 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발언한 내용을 보면 국정운영에 있어 그 방향은 강경한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갖고 흔들림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이는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 담긴 것이다. 또한 국정운영은 그 연속성을 감안할 때 ‘반환점이 있는 마라톤’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시간을 분절해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당부가 담겨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가 있었다. 대통령이 말한 맥락에서 몇 가지 논의가 있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집권 후반기’가 아니다, 향후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 말과 생각을 그렇게 해야 한다. 이제 기승전결에서 전으로 들어섰고, 절정 즉, 클라이막스를 향해서 가고 있다. 향후 청와대가 집중하고자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향후 대통령 일정 마련 등에 있어 ‘친서민 중도실용’이나 ‘공정한 사회’와 같은 국정기조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함의를 모았다”고 발표했다.
김태호 총리의 국회 청문회와 그의 국회 인준과정에서 청와대의 의지는 강했다. 표결강행 등의 강수를 두었다. 그의 신임이 두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청와대의 의지가 강했다는 것은 즉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판 케네디 만들기 노림수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미국 제35대 대통령. 1917~1963)는 나이 43세 때 대통령에 당선 됐다. 민주당 출신이다. 1960년에 최연소 대통령이 된것. 그는 ‘뉴 프런티어 정신’을 제창했다. 재임기간은 1961~1963년. 이 대통령이 김태호 총리를 기용한 근저에는 “한국판 케네디 만들기”라는 정치 노림수가 내재되어 있을 수 있다.한국 현대정치사를 보면 전임 대통령이나 전임 정권에 의해 대권 후계자는 키워진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은 자기 친구인 노태우에게 바통을 넘겼다. 호헌철폐라는 6.29 선언을 통해 민심을 장악토록 했다. 노태우은 3당 합당의 과정을 통해 김영삼을 후보로 옹립했다. 탈 군사정부라는 정치이슈를 만들어 집권토록 했다. 김영삼은 정당은 달랐지만, 민주화동지였던 김대중을 법적으로 옹호했다. 정치역사에서 처음인 수평적 정권교체를 만들어내는 배후 역할을 했다. 김대중은 일치감치 노무현 선택, 장관을 시키는 등으로 후계자를 만들어갔다. 출신지역인 호남에서 집권당의 대권 후보로 만들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했다. 임기 절반을 보낸 이명박 대통령도 차기 후도를 신경 쓰고 있을 것이고, 이번 총리인사는 그런 점에서 주목을 요했다.
특히 지난 2009년 5월 23일 자살로 삶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이 반면교사일 것이다. 친노세력과 야당은 노무현의 자살이유가 정치탄압-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은 자신의 후계자가 집권하지 못한 불임 정권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최고의 권좌에서 불임정권의 최후가 어떠한지를 지켜봤다. 노무현의 자살은 이명박 정권의 반면교사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집권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렬하게 던져주는 사건일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초반의 촛불시위, 중반의 시점에서 경험한 세종시 수정한 부결 등의정치수난을 겪었다. 집권에 실패한 야당과 당내 경선에서 패한 비주류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쳐서 였다.
“권력은 언제나 쟁취하는 것”
야구에는 케네디스코어(kennedy score)라는 조어가 있다. 야구경기에서 쓰이는 말이다. 8대 7의 스코어를 이르는 말이다. 미국의 전 대통령인 존 케네디(john kennedy)는 야구를 좋아했다. 그는 “야구는 8대 7로 이기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김태호를 등판, 총리로 기용하는데 승리한 것은 어쩌면 '케네디스코어'를 만들어내려는 정치속셈이 깔려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모든 권력에는 발이 달려 있지 않다. 스스로 걸어서 들어온 권력은 하나도 없다. 권력이란 언제나 싸워서 이기는 자의 소유물이다. 그래서 권력은 언제나 쟁취하는 것이다. 김태호 총리를 둘러싼 여야의 투쟁에서 여당-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끌어갔던 즉, 집권당이 유리했던 것은 권력이란 칼을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태호의 등판은 한국 정치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또다시 보여주었다. 권력 대결에서는 언제나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만 있다는 것을.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