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잘 서자”. 29일 저녁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친李계 모임 ‘함께 내일로’ 송년회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처럼 던진 건배사다. 좌중엔 웃음이 터졌으나 실상은 친李계 ‘딜레마-결속의지’가 함께 녹아든 뼈있는 메시지로 보인다. 진 장관은 정권2인자이자 친李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복지화두선점-싱크탱크발족’을 통해 2012선기선 잡기에 나서자 ‘견제구’가 속출하고 있다. 아직 본격 ‘차기전선’ 확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먼저 치고나가는 박 전 대표·친朴계에 친李계와 여타 대선예비주자들의 신경은 한껏 곤두선 양태다. 본격 차기레이스 돌입 시 현재의 친李-친朴데탕트 파기가 예고되는 상황이 전개 중이다. 표면적으론 ‘휴전’이나 수면 하에선 ‘전의’를 불태우는 ‘불안한 동거’ 형국이다.
‘함께 내일로’ 송년회에서도 이 같은 기류는 감지됐다. 이 모임엔 이 특임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친李계 의원 30여명이 자리했다. 여기서 이 특임장관은 “집권당 안에 다른 게 있어 정부·당이 잘못하면 책임을 덜 지고 하는 게 아니다”며 “한나라당은 국민에 무한책임을 지고 mb정부를 성공시켜 잘했다는 평가를 들어야 (2012대선에서) 국민이 표를 주지, 잘못했으니 다시 표 달라하면 표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朴계를 겨냥한 은유함의의 메시지로 들릴 수 있는 얘기다.
이 특임장관 측 관계자도 “현직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대선용 천막을 치고 학자들을 모으는 게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의문이다. 박 전 대표의 행보로 대선구도가 조기 과열되면 정권 재창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 지사 역시 “대권(경쟁)이 조기 과열되면 여러 가지 국가적 리더십의 혼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시각을 우회했다. 그가 모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미래연구원에 1급 전문가는 별로 없다’고 지적한 것도 이를 함의한 나름 뼈 있는 말인 셈이다.
또 ‘선택복지’로 보수선명성 부각에 주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대·계층·민관 간 동의가 없는 복지정책을 남발하는 건 ‘퍼주기’식 포퓰리즘이란 견해를 갖고 있다. ‘보편-선택복지’를 아우른 절충 형 맞춤복지로 복지화두를 선점해 치고 나가는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 함의다. 그는 현재도 ‘선별무상급식’ 소신을 굽히지 않아 반대논리의 민주당 주도 서울시의회와 전면전을 전개 중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오 시장과 일견 ‘궤’를 같이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구도를 표출했다. 그는 2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국형 복지 등 온갖 미사여구를 붙인 복지 구상이 난무하고 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시각을 구체화 했다. 정 전 대표 측에서도 정 전 대표가 야권에 유리한 복지 프레임을 박 전 대표가 가져오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보고 있다고 첨언했다.
이처럼 ‘박근혜 2012스펙트럼’이 여권내부에 폭넓게 투영되면서 친李-친朴 미묘한 신경전 와중에 여권 대선잠재주자들에게도 여파가 확연히 미치는 형국이 전개 중이다. 여기에 홍준표 최고위원이 가세했다. 그는 친李-친朴을 두루 겨냥한 채 ‘쓴 소리’와 우려를 동시화 했다. 그는 30일 모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 친朴인사들이 박 전 대표를 우상화하고 비판을 허용 않는 분위기는 박 전 대표 대선가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최근 박근혜 우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던졌다.
그는 “지난 2000년 이회창 총재 당시 측근들이 ‘이회창, 7년 대통령’으로 떠들고 다니며 객기부리다 강한 견제를 받아 결국은 대통령이 못됐다”며 “박 전 대표가 비난도 받고 비바람 속에서 대권 길로 가야지 비판이 봉쇄된 온실 속에서 가는 건 이 전 총재 시절을 회상케 한다”며 ‘박근혜-인의 장막’ 우려를 보탰다.
또 최근 국가미래연구원 출범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어려운 시점에 박 전 대표가 대선 출정식에 버금가는 브레인을 출범시킨 건 대통령레임덕을 가속화시키고 정부여당을 어렵게 만든다. 성급했고 역풍이 불수 있다”며 우려성 브레이크를 걸었다. 또 김 경기지사를 겨냥해 “뭣 하러 여의도 계파모임에 와 앉아 있느냐. 구제역 대책 모임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지자체장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전력을 다해야지 소임도 제대로 못하면서 대선에 기웃거리는 건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지방정부 업무에 주력해주길 바란다”고 비난과 경고를 동시화 했다.
차기 총·대선을 앞두고 본격 전선확대 전임에도 불구 여권내부에서 계파 간 신경전과 잠룡들 간 미묘한 대립구도가 벌써부터 형성되면서 불거진다. 덩달아 지난 ‘mb-박근혜 8·21 청와대회동’후 형성된 친李-친朴데탕트역시 ‘바람 속 촛불’마냥 점차 불안한 국면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특히 박근혜 독주-친李대항마 부재와 ‘mb복심-8·21비급’ 등 역학구도가 복잡다단한 채 아직은 미지수 형국이다. 때문에 아직은 차기손익계산 도출에 난감한 친李계 의원들은 ‘2012공천-민심심판’의 금배지딜레마에 함몰돼 ‘줄서기’가 마냥 어려운 양태다. 진 장관이 던진 “줄 잘 서자”란 한마디에 이런 친李계의 깊은 딜레마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한나라당이 새해 본격차기전선 확대를 앞두고 ‘차기갈등-민심이반’의 내외적 딜레마에 함몰된 형국이다. 30일 당내 친李계파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정두언 최고위원이 이를 직시했다. 그는 이날 올해 마지막 최고위회의에서 “그간 우리가 미루고 덮어온 일들이 내년에는 많이 터져 나올 확률이 높다. 내년에 한나라당은 더욱 나빠지고 악재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내년엔 한나라당이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깊이 우려했다. 한나라당이 새해부터 ‘차기화두-민심’풀기란 내외적 난제에 직면한 가운데 “사후약방문..너무 늦지 않았나..새삼 이제와서..”란 내외 자성-우려-조소 목소리들이 팽배하다. 안팎의 갈등-위기국면에 직면한 한나라당의 2011해법도출 향배가 주목된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