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장고를 거듭하던 이 대통령이 검찰총장후보와 청와대민정수석에 사법연수원 13기인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 서울고검장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김준규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공석이 된 검찰총장직을 먼저 교통 정리한 차원으로 보인다. 사실 김 총장의 사퇴는 총장인선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정부 측 고위 관계자는 13일 “한 지검장(검찰총장)과 차 고검장(민정수석)으로 가닥이 잡혔고, 한 지검장에겐 내정사실이 통보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이날 “연락 받았다”며 사실상 ‘사정라인 인선 안’을 사전 인지했음을 받쳤다. 당·정·청 간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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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회동 후 최종장고에 들어간 이 대통령이 ‘한상대-차동민 조합’에 대한 저울질 결과 제38대 검찰총장에 한 지검장으로 최종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 말 사정라인구상에서 막판까지 고심한 핵심테마는 ‘권 수석-법무’가 아닌 검찰총장인선에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정라인 3인방 조합을 청와대와 잘 통하고 교감할 팀으로 짜면서도 출신지역 및 학교 등 안배를 막판까지 고려한 이 대통령의 고심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민정수석에 사법연수원 14기 노환균 대구고검장(54·경북상주·고려대)이 마지막 까지 고려대상에 올랐던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노 고검장이 한 검찰총장내정자와 같은 고려대 출신인 게 결국 걸림돌로 작용한 듯 보인다. 하지만 청문회 절차가 필요없는 민정수석 자리는 최종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가운데 다소 유동적이다.
사실 청와대 측은 첨부터 한 지검장을 선호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마지막까지 일 열심히 할 사람이 필요하고, 스타일리스트는 곤란하다”고 말한 것도 이를 받친다. 청와대 내부기류도 한 지검장(의리 있는 충성파)이 차 고검장(무난한 엘리트) 대비 앞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의 부담도 상존했다. 한 지검장 경우 ‘권 법무장관(tk)-한 검찰총장(고려대)’ 조합이 돼 막판까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나라당에서도 강한 거부감을 보인 조합이다. 부담경감 차원에서 수도권 출신 차 고검장을 검찰총장에, 한 지검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불러들이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또 이 경우는 ‘tk장관-수도권 총장-고려대 수석’ 조합이 돼 부담이 됐다.
때문에 검찰총장을 두고 한때 ‘고대 파-tk파’ 간 힘 겨루기 양상까지 감지될 지경이었다. 와중에 tk총장후보로 박용석(56·경북 군위·서울대·13기) 대검차장이 선상에 올라 잠시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막판 장고 끝에 ‘사정라인 3인방’ 가닥을 잡았으나 임명까지 갈 길은 다소 험난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지도부 및 소장파 등 당내 일각과 민주당이 ‘권재진 카드’를 막판까지 반대한데다 국회인사청문회 통과과정도 남은 탓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딜레마다. 향후 국회청문회에서 청와대 안을 지지할 경우 재차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내건 쇄신구호에 역행한다는 거센 여론역풍에 직면할 상황에 처한 탓이다. 가뜩이나 당직인선갈등으로 홍 대표와 지도부 간 대립이 첨예화된 상태다. 증폭된 반여, 민심이반 기류에 내년 총선생환에 사활을 건 한나라당과 집권후반을 자신구도로 잘 마무리하고픈 이 대통령과의 접점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향후 당청갈등이 재 점화될 개연성이 이번 사정라인 인선에 깔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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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법무장관은 행정 하는 자리’로 본인만 문제없을 시 걸릴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유-나 최고위원은 ‘국민-당이 우려’, 원 최고위원 경우 ‘당내 반대기류 심각’, 남 최고위원은 ‘총선 관리 공정성 시비’를 들어 반대하는 등 이견이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의논’은 홍 대표 1인에 그친 형국이다. 향후 당·청 및 당내 갈등심화를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등 야당의 거센 반대기류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도 ‘국회청문회’ 절차를 우려했듯 야당은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 ‘측근 회전문인사(권 법무)’ ‘군 면제(한 총장)’ 등을 문제 삼아 최고조의 공세를 통해 ‘승인’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선 지난 정동기 감사원장 낙마사태를 우려하나 이 대통령은 이번엔 무관하게 결국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 내부의 거센 반대소리에도 불구, 결국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꿈쩍하지 않은 채 ‘강행’을 선택했다. 반발하는 당내 소장파가 향후 구체적 행동에 돌입할 공산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강행의지’를 꺾을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번 당직인선 갈등국면에서도 반대 목소리는 높았으나 ‘찻잔 속 미풍’에 그친 게 반증한다. 이는 고스란히 ‘민생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의 대립국면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민생 좌 클릭’을 우려하며 “지금의 정부여당은 좌파라 할 수 없지 않느냐. 우리는 중도우파정책을 견지해야 한다. 중도좌파가 돼선, 일방적이면 안 된다”고 부정 의사를 피력했다. 청와대와의 차별화 노선을 허용치 않겠다는 함의다.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첫 청와대 회동 때도 “야당을 따라하지 말라. 여당이 일관된 정책과 노선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측의 ‘서포트’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당장 한나라당내에서 “지금 한나라당·정권이 처한 민심이반 원인에 관한 대통령진단, 문제의식이 다소 부족하다 느꼈다”란 얘기가 불거진 상태다. 이번 사정라인 인사에서도 당청 간 ‘동상이몽’이 확연히 드러난 가운데 여권이 향후 국정운영을 둘러싼 갈등 및 대립구도를 연출하면서 역풍부메랑에 직면할 공산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