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이 주요 정책을 놓고 각기 ‘마이웨이’만 외치면서 벌어진 간극을 좀체 좁히지 못하는 형국이다. 무난한 집권후반 마무리가 우선인 청와대와 내년 총·대선대비가 시급한 한나라당, 중간틈새에 낀 정부의 노선이 각기 ‘엇박자’를 빚은 채 갈등기류가 보다 심화되는 양태다.
한나라당 주도의 ‘포퓰리즘’ 논란을 뿌리로 감세철회와 대북(對北)정책 등 핵심테마를 둘러싸고 당·정·청이 상호인식 및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기존 대립구도가 재연되는 ‘도로 여권’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다.
특히 당 측이 현 정권 경제기조인 ‘MB노믹스’마저 이미 부인하고 나선 데다 대북기조 변화까지 요구하고 나서면서 ‘수성(정청)-공세(당)’의 갈등대립구도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포퓰리즘·감세철회·대북관계유연(당)-반 포퓰리즘·감세기조유지·좌 클릭곤란(정청)’ 등 현 권력-미래권력진영 간 힘겨루기로 까지 비화될 조짐마저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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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남북관계 좀 풀자(홍준표)’ vs ‘대북문제만큼은 좌 클릭 곤란(현인택)’으로 압축된다. 지난 17일 홍준표 대표가 올 추석 남북이산가족상봉 추진카드를 내놓자 통일부는 즉각 “우리가 북에 먼저 제의할 계획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다음날 자신의 주장이 한마디로 일축된 데 불쾌해진 홍 대표가 “주제넘다, 주무 부처가 일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일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지난 19일 한나라당이 민주당 요구를 반영해 내놓은 ‘새 북한인권법 안’에 통일부가 재차 공개반대 입장을 표하면서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한나라당 이명규 수석원내부대표 간 한바탕 설전이 오간 가운데 상호대립이 점차 격화될 조짐이다. 통일부는 당이 내놓은 북한인권법을 대놓고 반대하면서 “대북정책을 함부로 전환하는 건 안 되며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망친다”고 반박했다.
‘이산가족상봉·北인권법’을 둘러싼 한나라당-통일부 간 입장 및 인식 차가 확연한 가운데 속 타는 당 측이 “아무 일 않는 현인택을 바꿔라”고 아예 직격탄을 날렸으나 통일부 입장은 ‘복지부동’ 단호한 형국이다. 한나라당-통일부 간 격돌은 이번이 첨이 아니다. 그간 양측은 북(北)의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계기로 상호입장 차를 드러내면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후 실시된 6·2지선에서 대패한 한나라당은 내년 총·대선에서 ‘북풍(北風)’이 돌출 안 되도록 하는 게 선거에 유리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달 7·4전대를 통해 구성된 새 지도부 중엔 현 장관이 취임 후 강경책만 추진할 뿐 상황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는다는 인식과 함께 마뜩찮아 하는 이들도 많다.
때문에 향후 현 장관 교체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당-청 간 힘겨루기로 까지 비화될 공산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통일부 측 입장은 또 다르다. 지난달 홍 대표 체제출범 후 한나라당의 ‘좌 클릭’ 분위기가 복지정책뿐만 아닌 외교안보정책으로 까지 전이되고 있다 보면서 반발하고 있다.
‘대북기조’를 둘러싼 한나라당-통일부 간 인식 차가 확연한 가운데 당 측은 현재 현 장관 생각을 바꾸는 게 힘들다 판단하고 청와대에 교체를 꾸준히 건의 중이나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는 현 청와대 내 기류에서 엿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달 말 예정된 소폭개각을 앞두고 현 장관 교체여부에 대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된다, 안 된다 말하기가 어렵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현재 청와대 입장은 북이 남북관계개선 차원의 실질조치도 않는 상황에서 현 장관을 교체할 시 북 측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개각구도가 주목되고 있다. 당·정·청이 MB집권후반 정책기조를 둘러싸고 지속 삐걱거리는 가운데 당 대표-통일부 수장 간 ‘대북기조’를 둘러싼 대결구도가 불거진 상황에서 청와대(MB)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