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이명박 대통령의 이념논쟁 가세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로 촉발된 ‘종북(從北)’ 논란에 대통령이 직접 가세하면서 대선을 목전에 둔 여야에 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도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치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28일 제91차 라디오연설 발언대비 강도가 한층 배가된 것이다. 그는 당시 국내 ‘종북세력’을 언급하면서 북 추종세력을 직접 비판했다. 지난 08년 취임 후 처음이었다. 사실상 국내 북 정권 추종세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중도우파’를 지향하며 집권 후 정치·이념 문제에 신중한 발언을 해 왔던 이 대통령이 최근 작심한 듯 ‘종북세력’을 공개비난하고 나선 건 사실 이례적이다.
최근 통합진보당 내분사태와 연계된 채 ‘종북’에 싸늘해지고 있는 여론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이 우회적 ‘커브’도 아닌 연신 ‘직구’를 던지는 것에 여야의 반응은 비판과 우려로 모아진다.
야권은 측근비리 등으로 가열 중인 ‘MB정권심판’ 여론을 이념논쟁으로 희석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하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18대 대선을 목전에 두고 ‘보수-종북’ 프레임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로 보며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립을 견지해야할 대통령이 진보진영을 향해 ‘종북·친북’ 딱지를 붙이려는 ‘색깔론공세’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뜬금없는 대통령의 이념논쟁 가세에 여권 내에서조차 우려가 불거진다.
차기 대선국면에서 플러스 요인보단 마이너스 효과가 일 것이란 우려가 대체적이다. 대통령이 사상공세에 가세하면서 오히려 국민적 반감이 커질 것이란 시각이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서지 말아야 할 사람들까지 나서면 모처럼 호재가 악재가 될 수도...”라며 “하태경 등 진보우파 인사들은 몰라도 MB나 황우여 등은 나서지 말아야”라고 주문하면서 사실상 힐난했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역시 이날 색깔론 공세에 역풍을 우려하며 경고했다. 그는 모 방송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첨 문제가 나왔을 때 새누리당 지도부가 좀 신중해야한다 얘기한 바 있다”며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고, 지나치게 확산시키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북 체제 선전선동에 동조하고 우리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이 (진보진영에) 숨어 있었는데 분명히 드러나면서 국민들 걱정이 커졌다”고 우려를 보탰다.
이어 그는 “민주통합당에도 그런 세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여권에) 색깔론이나 이념공세로 뒤집어씌울 게 아닌 국민기대에 맞춰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자유민주주의 부정세력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차원이라며 받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이 대통령에 이어 박 전 위원장과 황우여 대표 등 여당 핵심들까지 국가관과 사상검증논란에 개입하고 나서면서 차기대선 국면에 여야 간 정책대결은 실종된 채 이념공방만 부각될 우려를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