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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유럽·북극순방을 마치고 14일 귀국하자마자 ‘뜨거운 감자’를 안았다. 내곡동 사저특검법에 대한 결론을 시한인 오는 21일 까지 내야한다. ‘거부권-공포’를 둘러싼 ‘좌고우면(左顧右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된 지난 6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특검법 내용 중 민주통합당에 특별검사 후보자추천권을 부여한 건 (입법·행정·사법의) 삼권분립 정신에 배치된다”며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내비쳤다.
정부도 지난 11일 김황식 총리 주재국무회의석상에서 이를 논의했으나 결론내지 못했다. 당시 국무위원 15명 중 7~8명 정도가 의견을 낸 가운데 위헌성에 따른 재의요구의견과 위헌성에도 불구 정무적수용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위헌성의 경우 특정정당에 준 특별검사추천권 조항이 걸림돌이다. 특검추천권 경우 이제껏 변협회장이 주로 행사했다. 또 지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국회의장이 한번 추천한 일이 있다.
정파이익을 대변하는 특정정당이 추천한 전례가 없었던 탓이다. 또 위헌성에도 불구 특정정당에 추천권을 부여하는 특검법 관례가 만들어지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이 나와 대조를 이뤘다.
청와대 측은 특검 경우 현 권력-다른 정치권력 모두에 자유로워야 하는 가운데 특정정당 추천에 따른 특별검사 자율성보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쨌든 바통은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통령에 넘어온 상태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 있어 ‘거부권 행사-공포’ 모두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형국이어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군인 여당마저 야당과 합의해 통과된 법안이어서 거부권 행사시 져야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잔여임기 5개월 간 무난한 마무리를 위해선 여당의 협조가 절실하나 대선이 목전인 새누리당 입장은 혹여 일지 모를 반발여론을 의식해 거부권 행사는 곤란하다는 분위기여서 상호 입장이 배치된다.
특히 이번 특검법 경우 이 대통령이 내년 퇴임 후 들어가 살아야 할 사저문제가 수사대상이다. 더욱이 아들인 이시형 씨 역시 포함되기에 타 명분을 들어 거부한들 자신에 향할 국민적 오해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비판기류 역시 부담이다. 청와대는 민주통합당의 특검후보추천권에 위헌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합의로 처리된 법안인데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법률안심사보고서에선 지적되지 않았다.
당시 검토보고서에선 “(민주당의 특검후보자 추천문제는) 정당 당적을 가진 자이거나 가졌던 자는 특별검사로 임명할 수 없도록 정치색을 배제했다”며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여야 간 합의해 국회의사로서 특정 정당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건 본질적으로 국회의 폭넓은 재량사항으로 인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지적됐다. 민주당의 특검후보자 추천권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건 ‘법무부 입장’이라고 첨부했다.
이 대통령이 21일 만약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꼼수’란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법에 ‘헌법수호’를 내세워 거부권을 사용 시 지난 3월 격렬한 위헌논란이 불거졌던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과 형평성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은 중소상인 보호란 긍정적 취지에도 불구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한 카드우대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도록 해 헌법에 규정된 일반국민의 재산권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청와대관계자는 14일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의견을 듣고 최종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초 국무회의를 주재해 국무위원들 의견청취와 함께 청와대 참모진 의견 등을 종합해 최종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선택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