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결국 한상대 검찰총장 퇴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 내부 및 정치권의 동반퇴진요구와 팽배한 비난여론 등에 밀린 모양새다. 그러나 초유의 검찰내분사태가 과연 수습될지 여부는 미지수인 형국이다.
‘돈검-성검-위장개혁 문자파동’ 등에서 촉발된 이번 검찰수뇌부 간 대립·파행과 내분은 비등해진 검찰개혁 당위성 여론을 한층 가열시키는 단초가 됐다. 정권 말-18대 대선 목전이란 부담스런 타이밍이 딜레마였던 청와대도 사뭇 커진 내외적 부담에 결국 손든 양태다.
청와대는 당초 한 총장을 향한 사퇴요구에 부정기류가 강했으나 29일 ‘사퇴’쪽으로 분위기가 급선회했다. 거부했던 한 총장이 이날 ‘검찰개혁안 발표 후-사의-재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과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청와대는 18대 대선이 목전이고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할 때 후임인선이 사뭇 쉽지 않다는 점 등에 따라 처음엔 부정기류가 우세했다. 또 후배검사들 집단반발로 쫓겨나듯 사퇴하는 한 총장 모양새는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 입장으로서도 사뭇 곤혹스런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28일 저녁부터 ‘항명’사태까지 빚은 검찰 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급변하자 결국 한 총장 퇴진 불가피 쪽으로 최종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권재진 법무장관에게서 제반 상황을 보고받은 후 ‘장관중심수습’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총장과 함께 ‘MB맨’으로 분류되는 권 장관 중심의 검찰내분 교통정리가 원만히 이뤄질지 여부엔 의문부호가 찍힌다. 이미 거론된 야당의 ‘권-한 동반사퇴요구’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한 총장은 30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검찰개혁안-대국민 사과문 발표 후 사의를 표할 예정이었으나 오전 10시로 시간을 변경 후 사퇴만 발표키로 하고 개혁안 발표 역시 취소했다.
전날 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통해 한 총장에게 개혁안 발표 중단을 촉구하는 등 내부반발이 거세지자 개혁안 발표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 총장 개혁안엔 핵심쟁점인 대검중수부 폐지 대신 서울중앙지검 산하 부패범죄특별수사본부 신설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형사소송법상 관할구역 제한을 풀어 부패범죄 경우 전국적 수사가 가능토록 하는 것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개혁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내부개혁을 추진하는 방안과 기소대배심제 도입 및 감찰본부 확대·개편, 내사착수 시 업무시스템에 등록·보고토록 하는 방안 등도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미 리더십과 추진동력을 잃은 한 총장 개혁안이 국민들은 물론 검찰 안팎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고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작용했었다. 검찰에 대한 기존 국민 불신과 연계된 사법부 개혁여론이 한층 비등해진 가운데 차기정권 선결과제로 부상한 상태기 때문이다.
여야 대권주자들 역시 각기 나름의 사법부개혁안을 내놓은 채 국민들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 탓이다. ‘빅2’인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 사법개혁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번 검찰파동과 관련해 이미 22일 간의 공식 대 혈전에 돌입한 박-문 간 손익계산 역시 일부 엇갈릴 전망이다. 한 지붕 가족인 박 측으로선 일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를 반영하듯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이 한 총장 사퇴를 요구했을 뿐 박 후보는 물론 선대위 차원의 언급은 부재한 게 반증한다.
그러나 문 후보 측 공세는 거세다. 박용진 대변인은 “정치검찰의 이전투구는 이 대통령-권 장관-한 총장을 잇는 정치검찰라인이 대한민국검찰을 사유화하고 정권차원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반부패특별위 역시 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면서 “박근혜 후보가 검찰개혁 관련의지를 분명히 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