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정권교체 시 ‘관행-낙하산’ 양태였던 공공기관장인선 틀이 박근혜 정부에서 혁신의 단초를 맞을지 주목된다. 공공기관장인선은 그간 ‘논공행상’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많은 파행을 불러온 게 사실이다. 대선기여도에 대한 논공행상은 없었더라도 ‘관료출신들 독식-관료공화국’이란 비아냥도 있다.
청와대는 19일 공공기관장인선에 대해 경영평가기준에 따른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10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가 새 정부 공공기관장인선의 참고요인으로 향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대한석탄 공사사장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원장 등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는 한편 한국수력원자력과 에너지관리공단 등 D등급을 받은 16개 기관장에 대해선 경고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최근 공공기관장인선관련 청와대 기류는 급변했다. 지난주 박 대통령이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인선작업을 중단하란 지시를 내린데 따른 것이다. 금융공기업과 일부 금융회사 수장에 모피아(mofia. 옛 재무부+마피아 합성 말) 출신들이 줄줄이 선임되고, 국토부 산하기관장 역시 관료출신들이 독식하면서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현재 청와대의 공공기관 인선작업 잠정중단 및 전면 재검토 행보는 다소 뒤늦은 감은 있으나 긍정여론이 대체적이다. 정권 초반 청와대가 뚜렷한 지침을 내리지 않는 사이 산하 기관장 자리를 옛 관료출신들이 줄줄이 장악한 게 사실인 탓이다.
최근 인사를 보면 특정부처 출신들이 자리를 독차지 하면서 “낙하산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 다짐을 무색케 했을 정도다. 이달 선임된 주요 금융CEO만 해도 모피아 일색인 탓이다. 국회정무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08년 이후 임명된 25명의 금융공공기관CEO 중 무려 68%가 모피아 출신. ‘신 관치(官治)금융’이란 말이 나오는 게 자연스럽다.
낙하산 인사는 비단 모피아에 국한된 게 아니다. 국토부 소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엔 이미 관료출신들이 사장자리를 낙점 받았다. 또 코레일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역시 관련 부처관료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거래소나 한국관광공사 등엔 업무와 전혀 무관한 경력의 정치인 출신 인사내정설이 돌면서 낙하산이 여전히 횡횡 중임을 반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장인선기준으로 ‘전문성-국정철학공유’ 두 가지를 내걸었다. 그러나 최근 선임된 몇몇 수장 중엔 이런 기준에 부합 된다보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관료 출신이라도 해당 분야 전문성이나 경영능력을 갖췄다면 자격이 없는 건 아니나 70~80%의 자리를 점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 청와대가 후보군을 크게 넓히라 한 가운데 검증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인선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은 현재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한 상황이다. 다루는 예산규모 및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논공행상-자리보존’은 어불성설이다. 그간에도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의 잘못된 의사결정 탓에 많은 공공기관이 망가져 온 게 사실인 탓이다. 시간이 다소 더 걸리고 후보군을 넓혀서라도 전문성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하는 개연성을 받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