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은 이번에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유지 등이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 UN안보리결의, 9·19공동성명이행 등 사안에서 원론적 해법만 도출했다. 한반도 비핵화 관련 구체적 해법 제시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반면 또 그간 ‘경열정랭(經熱政冷.경제엔 뜨거우나 정치엔 냉랭)’ 관계에서 ‘경열정열’로 진일보한 첫 걸음을 떼면서 긍정평가도 뒤따른다. 박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한·중이 ‘한반도 평화-안정’의 정치적 주제 하에 함께 어깨동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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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국은 5세대 지도부 등장과 동시에 북의 연이은 무력 도발위협이 계속되자 대북정책기조에 변화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북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스폰서 국’인 중국 입장에서 김정은 체제 등장 후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북측이 그리 달갑지 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북측과 혈맹관계를 유지해 왔던 중국이 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을 넘어 전면공조로 나설 경우 북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그간 한반도 비핵화란 대전제엔 공감한 반면 각론에서 한·미와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여 오는 등 속도와 방법론에서 나름 간극이 컸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북의 핵무장이 현실화될 경우 동북아에서 미·일의 군사력 증강을 불러올 것인데다 궁극적으로 자국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중국 지도부의 냉철한 현실인식 결과로 보인다. 이는 대북기조의 변화로 이어진 형국이다.
최근 중국은 북의 핵개발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6월 초 있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것 역시 한 반증이다. 따라서 북의 입장에서 유일한 ‘스폰서 국’인 중국이 적극적 태도 변화에 나서면서 ‘변해야 산다’는 압력에 직면한 양태다.
덩달아 박 대통령이 이번에 자신의 대북핵심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중국 측 지지를 견인해내면서 향후 있을 남북대화국면을 보다 주도적으로 이끌 동력원을 얻은 형국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북이 비핵화 진전 등 옳은 선택을 할 경우 인도적 대부지원과 낮은 수준의 남북경협, 국제사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지원 등까지도 염두에 둔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다.
여기에 또 박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일명 서울프로세스)’ 역시 시 주석으로부터 원칙적 지지를 얻어낸 상황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 핵이란 국제적 정치 사안은 물론 국내정치 문제에 머문 남북대화, 개성공단문제 등에 도 일견 영향을 미칠 배경이다. 한·미·중 3각 공조가 거듭 확인되면서 북이 외통수 선택국면에 처하게 된 모양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상시대화체제 신설 역시 시사점이 크면서 북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관계가 경제교류뿐 아닌 정치·군사적으로도 한층 성숙된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미 진행 중인 한·중 외교장관 간 핫라인과 차관급 전략대화정례화에 이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참여하는 고위급 안보대화가 이뤄질 경우 양국은 명실상부한 전략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