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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3자회담 후 청와대·여-야 간 ‘골’이 더 깊게 패였다. 실타래 정국은 회담결렬로 한층 꼬였다. 국정원 개혁·대선개입의혹 등 첨예 현안을 둘러싼 청와대·여-야 간 ‘접점’이 확연히 갈리면서 향후 여지도 아예 닫혔다. 전면전으로 치닫는 정치권에 국민적 우려가 드리워져 있다.
‘동상이몽’을 직접 확인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민적 저항’을 고리로 아예 서로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촉발된 기존 강대 강대치가 벼랑 끝 전면전 양상으로 한층 심화됐다. 정국이 예측불가의 짙은 안개 속에 빠져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관심은 추석 후 정국주도권 향배에 쏠린다. 과연 국민들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추석밥상여론이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리게 됐다. 결기 양상의 ‘마이웨이’를 택한 박 대통령·청와대와 보다 강경한 장외투쟁을 선언한 김 대표·민주당이 추석민심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각종 민생·경제 현안을 처리해야 할 정기국회의 장기공전이 불가피해진 점이다. 청와대와 여당부담이 야당 대비 커진다. 국회선진화 법에 따라 여당이 예전처럼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없는 탓이다. 국회공전이 장기화될 경우 청와대 역시 하반기 국정운영에 적신호가 켜진다.
경제난이 심화될 경우 반발여론은 우선 집권 여당을 향하는 게 통설이다. 종국적으론 정국컨트롤타워인 청와대와 박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 정국파행에 따른 제반 부담이 결국 자신을 향할 거라는 걸 박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또 일단 야당은 장외투쟁종식 및 원내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명분’이 필요하다.
한데 왜 박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화해제스처’ 대신 포지티브 적 원론을 강조하며 등을 돌렸을까. 불통이미지와 정국파행까지 불사하면서 강공드라이버를 구사 중인 박 대통령의 강경기조 저변엔 여러 요인이 있다. 우선 자신을 향한 ‘지지여론’에 대한 강한 신뢰가 묻어있다.
탄탄한 국정지지율을 바탕으로 야당과의 타협 없이도 향후 국정운영을 주도할 수 있다는 고무된 자신감이 깔린 형국이다. 향후 야당이 국회파행에 대한 비판여론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원내 복귀할 것이란 청와대의 기대감 역시 동일선상에 있다.
청와대의 자신감도 같은 맥락이다. 국회3자회담 내용을 전면 공개한 게 받친다. 야당과의 대화를 통한 접점모색 대신 직접 국민들 판단에 맡기겠다는 의중이 함의된 듯하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대북정책과 안보·외교 등 성과에 힘입어 박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탓이다. 다만 여론조사의 신뢰도 문제가 딜레마로 작용한다.
또 박 대통령으로선 국정원 사안 자체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민주당 요구대로 대통령 사과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중 하나라도 수용할 경우 정권정통성과 연결되는 탓이다. 그래서 3자 회담을 통해 완전 선을 그을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김기춘 비서실장 중심의 청와대 참모진 구성(검찰-육사) 역시 박 대통령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김 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홍경식 민정수석 등 핵심 참모진 상당수가 군 또는 공안검사 출신이다. 소위 강경파인 ‘매파’로 분류되는 이들은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 코드와 잘 부합되는 형국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강경드라이브는 지속 논란을 야기한 ‘불통 이미지’의 고착화로 연계될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장기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또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한다. 보수여권지지층 결집효과도 있는 반면 야권지지층의 감정적 반발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정국 및 국회정상화가 요원한 시점에서 청와대·여·야 모두 대결정국으로 치달으면서 어느 한 쪽은 책임을 져야할 상황에 처했다. 사뭇 긴 이번 추석연휴기간 중 전국 여론이 어떻게 비벼지느냐에 따라 각기 희비가 갈릴 상황이다. 이는 박 대통령-야당 간 정국주도권은 물론 짧게는 10월 재·보선, 길게는 내년 6월 전국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