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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부재와 대립격화는 결국 신뢰파기 및 관계단절로 이어지고 종국엔 회복불능의 파국에 이른다. ‘나’만 있고 ‘우리’는 없는 이기적 관계의 전형이다. 박근혜 정부 초반국정무대에 비치는 프리즘이다. 대화·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이전투구만 횡횡해 짙은 우려를 드리운다.
리더십 문제일까 아니면 서툰 연출 탓일까. 새 정부 출범 8개월 차에 접어들었으나 제반 ‘틀’이 어설프고 불안정하다. 뭔가 우왕좌왕하고 복잡한 채 불안하다. 비전의 리더십은 안 보이고, 연출의도 역시 불투명하다. 일은 툭툭 불거지는데 관객 입장에서 도무지 ‘속내’를 종잡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내건 ‘복지·경제 시놉시스(synopsis)’는 전체 국민 중 51%의 과반을 넘는 호응을 얻어 채택됐다. 전체 국정연출권을 쥔 박 대통령은 스태프들을 구성했고, 자신의 작품을 드디어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외국에선 호응을 얻은 반면 국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당초 제시했던 바와 달리 반대쪽을 향하는 모양새다. 반대했던 48%의 국민들을 아직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차별화된 민생·경제비전을 제시 못하고 있는 탓이다. 야당과 지속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더해 내각 스태프들과도 삐걱대는 양태다.
초반 인사파동에 이어 윤창중-양건-채동욱 사태 등을 거치면서 청와대가 ‘인사 트라우마’에 빠진 형국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박 대통령 슬로건인 ‘국민대통합’ 구호가 갈수록 요원해져가는 데 있다. 여야 간 진영논리 및 대립이 지지층에 까지 전이돼 연일 온·오프에서 편을 갈라 다툰다.
아마겟돈 혈전 양상이었던 치열한 지난 18대 대선전이 오버랩 될 정도다. 현 국면은 여야 간 ‘치킨게임’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파행이 사회로 전이돼 계층-세대 간 대립으로 치닫는 등 전반적 ‘불통’ 양상이다.
지속 혼란과 불안을 야기 시키는 주범은 누구인가. 노출되지 않는 연출진인가, 스태프들인가. 총 연출자인 박 대통령은 당초 책임총리·장관 제를 내걸고 스태프들에 일정권한부여 및 권력분산을 약속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소통’은 부재인 채 지속 엇박자를 빚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에 집중된 권력에 내각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 까지 눈치를 보는 양태다. 이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전면 부상 후 더해지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비서진 구성이 검찰-군 출신들로 채워진데 따른 상명하복의 기율이 정치인 출신 장관들 및 내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은 군주가 아닌 정무 직 공무원이다. 청와대비서진과 내각 역시 마찬가지로 5년 단기 위임권력에 불과하다. 한데 정치권에 기묘한 이율배반이 횡횡한다. 더불어 박 대통령 리더십이 취임 8개월 차에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 인사파동을 외치로 겨우 극복해왔으나 다시 벽에 부닥쳤다. 외치 대비 사뭇 미약한 내치가 아킬레스건이다. 공약후퇴 후폭풍까지 더해지면서 ‘산 넘어 산’ 형국이다.
‘인사(人事)=만사(萬事), 민심=천심’ 두 명제는 권력자에 교과서적 ‘룰’이다. 둘만 잘 지켜도 웬만해선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권력은 때론 이성과 원칙마저 흐리는 마취제다. 이는 역대 정권에서도 여지없이 증명됐다. 한데 여야 간 정권이 거듭 교체돼도 도무지 변할 여지가 안 보인다.
박 대통령은 현재 인사문제와 대선공약후퇴, 재차 급변한 대북관계 등으로 딜레마에 봉착했다. 채 전 총장 사퇴에 따른 후임인선과 기초연금후퇴와 연동된 지지율 하락, 북의 강성기조로 전환에 따른 대북문제난항 등 헤쳐 나가야할 난제가 산적했다.
특히 집권 초부터 지속된 야당과의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대치가 3자회담결렬로 벼랑 끝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국정이 동맥경화 상태다. 거기다 최근 냉정해진 여론추이도 부담이다. 집권 초 기대·우호심리였던 국민적 시각이 현재 사뭇 냉정해진 탓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과연 박 대통령이 인사 등 제반 사안에 지속 ‘마이 웨이’를 고수할까. 우려되는 건 박 대통령 행보에서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이 묘하게 오버랩 되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 선친을 존경하는 것과 국정책임자로서 노선을 답습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지난 박정희 정권 때와 지금의 시대적 추임 및 정국은 확연히 다르다.
일방통행은 반발과 거부를 부른다. 시행착오를 답습하면 ‘결기’로 비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인사스타일만을 고집할 게 아닌 재고가 필요하다. 불통이미지를 벗고 신뢰·원칙·약속 등 키워드의 회복이 요원하다. 박 대통령 자신도 비효율성 보단 약속이 먼저라고 강변해오지 않았는가.
청와대가 정국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못하고 내각마저 흔들려 복지부동하면 부실한 정책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 돌아가게 되고 민심이반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진 장관 사퇴로 박 대통령의 ‘원칙·신뢰’이미지가 상처입고 국정운영동력 역시 떨어지는 후유증이 불가피해졌다. 박 대통령이 소통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 면모를 다시 되찾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