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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부자

김덕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3/11/11 [07:27]
저는 요즘 부자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왜냐하면 나라에서 ‘국민기초노령연금’을 준다기에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는데 저에게는 기초노령연금을 한 푼도 안 준다고 합니다. 그것은 제가 65세 노인인구 중 30%에 해당하는 부자임을 나라가 증명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기야 저만한 부자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제 가슴엔 온 우주가 저의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쥐뿔도 가진 것 없어도 요즘 제 마음이 얼마나 부자인지 모를 정도로 기쁩니다.
 
▲ 김덕권     ©브레이크뉴스

도대체 얼마나 가져야 부자일까요?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금융자산을 10억 원 이상 가진 부자들은 1,000명 중 3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 대부분이 자기가 아직 부자가 아니라고 답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부자들이 기부에는 더 인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세계적으로 ‘부자’ 또는 ‘고액 자산가’는 ‘미화 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 한다고 합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금융자산만 10억 원을 넘는’ 국민을 조사한 결과 16만 3천명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14.8% 증가한 것이라네요. 이 정도 재력이라면 대한민국 인구 0.32%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들 부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366조원, 1인당 평균 22억 4천만 원으로 추정됩니다. 상위 0.32%가 가계부문 전체 금융자산의 14.8%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죠. 부자들의 자산은 부동산이 55.4%, 금융자산 38%, 예술품과 회원권 등 기타자산이 6.6%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2.6%포인트 줄어든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2.8%포인트 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나라 부자들은 ‘더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금융자산이 10억 원 넘게 있어도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는 사람이 72%나 됐습니다. 총 자산이 50억 원~100억 원에 달해도 아직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는 응답이 65%였습니다. 이 응답자의 62.1%는 ‘최소 100억 원 이상을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했고, ‘300억 원 이상이 있어야 부자’라는 응답도 9%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부자는 늘었어도 나눔을 실천하는 부자는 오히려 줄었다고 하네요. 지난 1년간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국부자는 40.6%로 1년 전(52.8%)보다 12.2%포인트 줄었고, 1년 평균 기부 금액은 1,324만원으로 작년 1,893만원보다 약 30% 급감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부자들이 남을 돕는데 더욱 인색해 졌다는 뜻이죠.
 
마음이 부자라야 삶이 더욱 즐거운 법입니다. 대도시 ‘빈민촌’에 사는 한 노부부의 이야기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네요. 그들은 가진 풍상(風霜)을 겪으면서 고물장수를 해 수중에 조그마한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들은 이 여유 돈으로 좋은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해부터인가 빈민촌 독거노인의 집들에 정기적으로 생활필수품이 배달되었고, 김장철에는 김치박스가 돌려졌습니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그들 노부부의 작은 기와집은 차츰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사랑방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명절에는 방문객을 접대하느라 주방에서 정신없이 돌아쳐야 했죠. 마당발로 소문난 안노인은 빈민촌 주민들 외에도 많은 벗들과 내왕하였습니다.
 
그리고 남 돕기를 즐기고 그들의 고충을 자기 일처럼 가슴아파했습니다. 남편을 도와 고물상 일도 거들랴, 이웃 독거노인들의 생활형편도 점검하랴, 양로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위문공연까지 펼칩니다. 그야말로 생활 자체가 즐거움이고 웃음이요, 노래와 춤이었습니다. 이쯤 되고 보면 이들 노부부만큼의 부자도 세상에 없지 않을까요? 꼭 저의 아내 사랑초 정타원(正陀圓) 모습과 비슷합니다. 온 동네가 우리 사랑초 산하에 있으니까요. 
 
물질적인 부를 거머쥐었다고 꼭 마음까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부자는 꼭 가진 것이 많아야 되는 것이 아니죠. 청소부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그녀는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어질러진 집 안을 치우고, 똑같은 시간에 퇴근을 합니다. 그런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일하는 청소부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주인집 아주머니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할머니처럼 날마다 웃을 수 있을까요?” 할머니는 웃으며 대답을 했죠. “세상에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금(金)이 있답니다. 그 중 하나는 부와 돈을 상징하는 ‘황금’이지요. 그 다음은 모든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이고요. 마지막으로 현재를 뜻하는 ‘지금’이 있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가장 행복하게 가꾸세요. ‘지금’은 우리 인생에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
 
마음이든 물건이든 남에게 주어 나를 비우면 그 비운 만큼 반드시 채워집니다. 남에게 좋은 것을 주면 준만큼 더 좋은 것이 나에게 채워지죠. 좋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좋은 말이 떠오릅니다. 좋은 글을 쓰면 쓸수록 그만큼 더 좋은 글이 나옵니다. 그러나 눈앞의 아쉬움 때문에 그냥 쌓아 두었다가는 상하거나 쓸 시기를 놓쳐 무용지물이 되고 말지요.
 
우리의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퍼낸 만큼 고이게 마련입니다. 나쁜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나쁜 것이 쌓이고, 좋은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좋은 것이 샘솟습니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生滅)없이 길이길이 돌고 도는 것이죠. 그래서 곧 가는 것이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곧 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만고(萬古)에 변함없는 상도(常道)이죠. 어떻습니까? 우리가 세상을 위하여 정신 육신 물질로 마구 퍼주는 삶을 살면 우리가 세상에 제일가는 마음부자가 아닐 까요!
duksan4037@daum.net
*필자/김덕권.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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