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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여러 날을 고민한 끝에 여름날의 썩은 냄새와 식중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만물상에 가서 큰 플라스틱 목욕탕을 여덟 개를 샀다. 그리고 온 동네를 쏘다니며 집을 허무는 집에 가서 흙을 퍼 날랐다. 그리고 하단부에 배수를 위해 구멍을 서너 개 뚫고 흙과 음식물 잔반을 섞어 발효시켰다. 차츰 늘리다보니 플라스틱 목욕탕이 8개로 늘어났다. 그러는 동안 쓰레기봉투가 필요 없게 됐다. 그곳에 잔반을 버리니, 유기농 비료가 된 것이다.
나는 그 곳에 상추 근대 방울토마토 부추 쑥갓 고추 가지 등을 심었다. 세 식구가 소화를 못 시킬 정도로 수확량아 많았다. 그리하여, 동네 슈퍼 철물점 등등 이웃과 나눠먹었다. 흙을 4층으로 나르고, 끼니마다 잔반을 옥상 위 8개의 통에 부어대느라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때론 아래층까지 봉지에 담아 분리수거하는 수고를 더는 일이라고 자위하면서 행동의 관성을 얻었다.
서울 하늘 아래 농약을 안치고 재배한 유기농 채소라고 하니 대부분의 이웃들은 감사를 표했다. 상추비빔밥 쑥갓무침 근대된장국 청양고추 고추장에 찍어 여름날 입맛되찾기 방울토마토 주스는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집은 고생고생 끝에 올라야 맛보는 산 정상의 김밥과 물 한 모금과도 같은 고생 끝의 휴식이 보장되는 오름 길이다. 오르기는 힘들지만 손님들은 전망이 좋다하면서 사시사철 냉수를 부탁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빌라라 나는 하루에 다섯 번씩 오르내려도 숨 안차는 운동체육관이라고 변명한다. 손님들은 처음엔 희멀건 표정을 보였다가도 자신들도 운동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집은 설거지 때 퐁퐁을 쓰지 않는다. 개숫물을 옥상에 뿌려주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기름을 녹일 정도의 화학적 세제를 쓰면 암과 염증의 원인이라고 부부가 합의했고 아마존처럼 친환경으로 살자고 다짐했다. 봄여름은 그래도 그릇이 잘 닦이다가도 가을 겨울에는 기름기로 미끌미끌하다. 그럴 땐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담갔다가 세정하면 말끔히 기름이 사라진다. 퐁퐁으로 설거지를 하면, 물과 기름은 화학적 상반된 이해관계를 융화시키는 서로의 제살 깎아 먹기다. 정체성이 없는 합종연합이 있을 뿐이고 정체성을 사라지게 하는 도로 아미타불의 오물에 불과하다.
☯6.4 선거도 이 난관을 극복해야 되는데 최대 관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정당별 독자출마냐 연합이냐의 싸움이다.
연합하거나 양보하면 여당의 언론을 통한 융단폭격을 받을 것이요, 독자출마면 아마추어 분열세력으로 공격 받을 것이다. 그래도 정답은 퐁퐁의 유혹을 뿌리치고 독자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가진 출마가 정답이다.
☯우리 집 옥상에선 비둘기 부부도 잔반을 놓고 싸운다!
봄날의 원수는 비둘기다. 무씨 상추씨를 심고 물을 뿌리면 콩나물처럼 씨앗들이 솟아오른다. 조금만 씨앗을 심자니 다 부리로 쪼아 먹을 것이요, 많이 심자니 씨앗 대가리를 물어 뽑아 올리는 게 여간 섭섭하지 않다. 할 수 없이 두 평 남짓한 옥상 텃밭에 여덟 봉지를 뿌린다. 쪼아 먹다 지쳤는지 솟아오르는 씨앗의 어린 바늘 같은 몸통에 놀랐는지, 하여튼 상추가 커가면서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두 평의 옥상이 풍요롭다. 간간이 심은 방울토마토도 하루가 다르게 솟아오르고 지지대를 세우면 두어 달 비둘기부부는 행불이 된다. 상추를 뽑고 방울토마토가 우거질 때에 잔반을 거기에 버리면 그렇게 다정했던 비둘기 부부도 서로 싸운다. 우선 수놈이 약한 암컷을 부리로 쪼아 제 목구멍을 다 채우고 나서야 암컷이 이삭줍기하고, 저녁 석양쯤에 어디론가 다정하게 함께 날아간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고, 인민은 식량주리를 틀어잡아야 사회주의가 안정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처럼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유행가 가사는 틀렸다.
내 배가 불러야 세상이 아름답고, 약자는 굴종해야 평화가 온다는 뜻을 나는 옥상의 비둘기 부부에게서 배웠다. 이제 십여 년이지나 얼음속의 라면가닥을 쪼아대고 있지만, 싸우지는 않는다. 혼자 열나게 쪼아봤자 헐떡이니 암수 구별 없이 먼저 먹는 게 생존술이다.
서로 네 탓 내 탓 해봤자 6.4 선거는 어려우니 각자 심판을 받는 게 났다. 엄동설한에 얼음 속 라면 가닥 찾기도 힘든데, 어찌 한여름 대낮의 아이스크림을 논하랴.
☯싸우다가도 적이 오면 비둘기 부부는 협공해서 쫒아버린다!
지역구 터줏대감(우리 집 옥상 점령 13년)도 신예 비둘기가 오면 협공하여 쫒아낸다. 현 여야 정당 기풍과도 같다. 이젠 털도 빠지고 부리질도 둔해졌음에도, 찬란한 날개를 가진 숫비둘기가 옥상에 근접하면 심각한 공중전이 펼쳐진다. 결국 젊은 비둘기는 서너 번 시비 걸다가 협공에 도망친다.
나는 조용히 먹다 남은 라면 가닥을 옥상 텃밭에 뿌려 보면서 면밀히 관찰한다. 늙은 비둘기 부부는 먹기를 마다하고, 생뚱맞게 쳐들어온, 라면 가닥을 노리 신예 젊은 비둘기와 전투가 치열하다. 신예 비둘기는 이리저리 날갯짓을 해대나 결국 2:1싸움에서 오랫동안 전투를 치르다 퇴각한다.
새누리와 민주당은 안철수 새 정치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분명히 아마추어리즘 인재부족으로 맹공을 퍼부을 것이다. 두석의 국회의원이 전부인 안철수 새 정치는 이미 민주당을 뛰어넘어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한철 메뚜기 떼로 치부하고 무시하다간, 6.4에서 된통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비둘기의 못된 습성을 나는 이렇게 고쳤다!
모이를 한곳에 주니 부부간에도 싸우고, 신예 영역확장 비둘기와도 부부가 협공하여 싸워야 한다.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옥상 텃밭 주변의 사방팔방에 모이를 고루 나눠졌더니 원래 텃새 비둘기도 정신없이 자기 영역만 고수하고 먼 곳의 귀퉁이 모이엔 신경 쓰지 않았다.
우선, 코앞의 모이만 먹느라 신예의 귀퉁이엔 거리가 멀어 먹다가 도망치다 먹다가 도망치다 지쳐서 제 밥그릇만 챙겼다. 부부 한 쌍의 기득권은 이제 세 쌍의 공존과 생계를 외연 확장시켰다. 기득권 비둘기 부부의 독점을 이렇게 붕괴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기득권과의 싸움이다.
고루 넓게 민심의 터를 넓혀 그 위에 정책입안을 하면 만사형통이 될 것이다. 돈 학벌 명예도 부족하여 탐관으로가 생기는 게 대한민국의 정치사다. 지역안배 인사탕평책 고른 예산집행 법치주의 원칙, 점진적 통일에 대한 낙관과 교류, 청년실업 해소 및 완화, 부동산 하우스 푸어와 전세난, 반값 등록금 선별적 빠른 집핸 등만이 하산길이 안전하고 역사에 치적을 남길 것이다.
비둘기는 더 이상 평화의 상징이 아니다. 올리브 잎을 물고 온 비둘기로 노아의 방주는 살아남았다고 환호성을 질러댔다. 유엔군의 베레모에도 올리브가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닭둘기라고! 한강 밑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은 모이에 청산가리나 농약을 섞어 비둘기를 죽였었다. 비둘기 똥 때문에 다리 밑 돗자리를 손님들이 피하니 매출이 떨어졌다.
외포리 덕적도행 배를 따르는 비둘기는 새우깡으로 허기를 때운다. 공원의 비둘기들은 사람들이 던져주는 모이로 살아간다.
더 이상 국민들은 닭둘기가 아니다! 여야 직업 정치인 대국민 삥뜯기 가면극을 집어 치워라! 철도 의사, 다음은 누구냐? 우리 집 옥상의 비둘기 부부는 13년째 얼음 속의 한 가닥 라면을 얻기 위해 부리를 잃고 있다. 비둘기야 미안하다. 너희 부부의 탐욕으로 옥상 위의 네 귀팅이로 밥을 나누어뿌린다.
나라도 이와 똑같다! 고루고루 두루두루 살펴서 국태민안을 살리시길 기원한다.
요즘, 날이 추울수록 불타죽는 백성이 늘어간다. 선거철마다 마이크 방송으로 사람 현혹하지 말고 낮은 곳의 백성들을 찾아내서 이 겨울을 무탈하게 보살펴라. 옥상 위의 빌어먹는 비둘기 보다 못한 청춘들이 천만이 넘는다. 월급 깎고 특혜 줄이고, 세금 팍팍 걷어라! 참, 3월부턴 의사 편의점에 망하는 재래시장 된다고 아우성입니다. 준비는 잘됐죠? 대책 없으면 6.4 지자체 선거에 국민에게 물어 결정하면 됩니다. samsohun@hanmail.net
*필자/삼소헌 이래권. 작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