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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중 시인의 <네 덕 내 탓>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를 낭송(朗誦)하며 네 덕 내 탓의 진수(眞髓)를 한 번 느껴 보시지요!
“내 탓이오 하고 나를 보니/ 내 자신이 어찌 그리 자랑스럽든지./ 남을 탓한 지난날은 겁쟁이 시절./ 나를 탓하고 나니 내가 이렇게 커지는 것을./ 네 덕이요 하고 그를 보니/ 그 사람 어찌 그리 사랑스럽든지./ 나만 세운 지난날은 욕심쟁이 시절./ 공(功)을 돌리고 나니 이렇게 큰 부자 되는 것을.”
예로부터 내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잘 되면 자기 덕이고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것이죠. 잘 된 일의 경우 자기 공(功)만을 치켜세우거나, 잘 못된 일의 경우 원인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을 향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남 탓 자기 덕’이라는 말은 누군가를 비아냥거릴 때 쓰는 표현이지요. 사람들은 대부분 잘 된 일에는 자기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말하고 싶고, 잘 못 된 일의 책임에서는 빠져나가려는 심리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네 덕 내 탓을 실천하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합니다. 웬만한 용기 가지고는 실천하기 어렵죠.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몸도 맘도 잘 따라주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용기를 가진다면 네 덕 내 탓은 자신과 남 그리고 사회의 성장을 이끄는 밀알이 될 것입니다. 더욱이 미래의 리더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용기를 내고 네 덕 내 탓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남을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판을 하면 비판을 당합니다. 남의 죄를 욕하면 나도 정죄(定罪)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남을 용서하면 나도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은 정당화 하면서 남의 잘못은 용서하지 못하면 자신이 오히려 고통스럽게 되는 것이죠.
사람의 관계에서 서로가 뜻이 맞지 않아 다투고 욕하면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에게도 비판받을 일이 생기는 것이죠. 그게 바로 인과(因果)이며 영적(靈的) 법칙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을 비판하고 정죄를 하면서도 남이 자신을 비판하고 정죄 하는 것은 참지 못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건이 다 내 잘못으로 인해서 일어났다고 인정하면 마음에 상처를 입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자신의 죄는 용서를 하고 이해를 하면서 남의 죄는 이해를 하거나 용서하지 못하는 것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에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미움의 영’이 일어나 마음의 상처만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죠.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을 보고 비아지오라는 고관이 빈정거리듯 말을 했습니다. “이 그림은 교회에 거는 것보다는 목욕탕에 거는 것이 좋겠군.” ‘최후의 심판’에는 벌거벗은 군상(群像)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죠. 이 말을 들은 미켈란젤로는 노발대발하며 지옥에 빠진 미노스 왕을 비아지오의 얼굴로 바꾸어 그려 놓았습니다.
그렇게 되자, 비아지오가 교황에게 가서 사정을 했습니다. ‘어떻게 손을 좀 써 달라’는 부탁이었죠. 그러자 교황이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천당에 갈 것이냐 지옥에 가느냐는 순전히 자기할 나름이네.” “나도 지옥에 빠진 사람은 구할 수가 없다네.” 하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입 하나 잘 못 놀려 지옥에 떨어진 비아지오처럼 되지 않으려면 언제나 남을 칭찬하고 네 덕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빼앗겨도 견딜 수 있지만 자존심을 빼앗기면 견딜 수 없는 것이지요.
말 한 마디에도 죄와 복이 왕래(往來)합니다. 그러니 한 마디 말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항상 우리는 말은 후(厚)하게 하고 일은 민첩하게 하는 것입니다. 옛말에「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 했습니다. 입을 잘 못 놀리면 화를 당한다는 뜻이죠. 그러나 그 입을 잘 놀리면 화문(禍門)이 복문(福門)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화문과 복문의 열쇠는 간단합니다. ‘내 덕 네 탓’은 화문의 열쇠이고 ‘네 덕 내 탓’은 복문의 열쇠입니다. 그러니까 언제나 원망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지옥문이 열리고, 감사생활 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의 문이 열리는 것이죠. 원망생활만 하는 사람에게는 늘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입습니다.
그러나 감사생활을 하는 사람은《천지 · 부모 · 동포 · 법률》이 네 가지 큰 은혜를 입고 인생의 덕복(德福)과 희락(喜樂)을 누리게 되는 것이죠. 우리 한 물건도 미워하지 맙시다. 그래야 한 물건도 나에게 원한을 품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네 덕 내 탓』, 이것이 천국의 열쇠 아닌지요! duksan4037@daum.net
*필자/김덕권. 시인.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