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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를 최초로 당원투표에 부쳐 압도적 다수의 당원들에 의해 무공천하기로 이미 결정이 나있는 상태이다. 투표로 공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을 때, 새누리당을 염두에 넣고 있었을까? 아니다. 과반수 이상의 국민여론이 공천반대였기 때문에 민주당론으로 밀어붙일 작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126명의 국회의원이 문제였다. 기초선거란 그들에겐 그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공천을 미끼로 뒷돈을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영향력이 큰 수하의 보좌관들과 비서관들에게도 똑같은 기회일 수 있다.기초선거를 통해 조직관리도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모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상당히 개혁적이라는 평을 듣고있는 분인데, 충성을 맹세한 정동영계 유력 3선 시의원에게 갖은 불이익을 주어 결국 시의원 선거에서 떨어지게 만들고, 그 대신 자기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어 당선시켰다.
나중에 사정을 듣고서 내가 항의를 했더니 "잘못한 게 없다"가 유일한 답변이었다. 뒷돈이 오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많은 뒷돈이 오가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전남 도지사 물망에 오르고 있는 모 의원에 대해 좋지않은 소문을 들은 기억이 난다. 처신에 문제가 많아 군민들이 싫어하는 어떤 사람이 갑자기 당의 공천을 받았다. 호남의 경우, 공천은 곧 당선이라 군의원이 되었는데, 뒷말이 많았다. 보따리로 돈을 바치고 산 공천이었다 한다."말도 안 된다."고 했더니 사실이라 한다. 믿을 만한 분의 말이다.
돈 공천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은밀히 당사자끼리 거래되는 공천장사이니 만치 그 진상을 알 도리가 없다. 비교적 깨끗한 민주당, 그 중에서도 깨끗하다는 평판이 있는 국회의원의 경우도 이러하니 부정, 부패 정당 새누리당의 경우야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돈으로 샀으니 당선 후에는 본전을 뽑아야 한다. 전남 화순, 경남 거제의 경우 자치단체장이 계속 구속돼서 4년 임기 내내 재보궐 선거를 하고 있다 한다. 형님, 동생, 부인 까지 나섰지만 줄줄이 구속이란다. 이러고도 지방자치제도가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서민들이 주로 사는 성남과 부유층들이 밀집한 분당을 관할하는 성남시청은 총 3389억 원의 건축비를 들여 초호화 청사를 건립했다. 왜 호화청사를 짓는가? 땅을 사는데 부터 시작해서 각종 건축자재 납품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뒷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영화배우로 유명했던 이대엽 시장은 예산 횡령, 뇌물수수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 돈을 서민들 복지에 사용했더라면 영원히 존경받는 시장으로 기억 되었을 텐데, 한 때 토굴 속에서 살 정도로 거지였던 그에게 돈이 더 소중했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걸쳐 무수한 호화청사가 건축되었다. 가급적이면 더 크게, 더 호화롭게 짓는 목적은 공사규모를 키워 뒷돈을 더 먹겠다는 음흉한 속셈이다. 그 더러운 목적으로 지출되는 국민의 돈 때문에 정작 주민들에게 써야할 복지비는 태부족이다.
부정, 부패로 중벌을 받는 기초단체장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늘도, 내일도, 또 모레도 그들은 국민 돈을 훔칠 궁리만 하고 있다. 멀쩡한 보도에서 벽돌을 걷어 내거나, 이정표를 바꾸거나, 신호등, 방범등을 교체하는 일들은 모두 국민 돈 훔치기와 관련 있다.
잘 운영되고 있던 전국의 주소체계를 모두 바꿔 수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도 더러운 돈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 국민 돈 훔치기에는 지방이나 중앙이나 다를 게 없다. 4대강으로 큰 도둑질한 이명박 정권의 도둑놈들이 사용한 도둑질 방법엔 끝이 없었다.
DJ께서 독재치하에서 정치를 어렵게 하느라고 돈 많은 부자들에게 국회의원직을 팔아 그 돈으로 돈 없는 후보들을 지원했다. 20~30년 전에 40억 들여 공천권을 산 경우도 많았다. 어렵던 상황에서 야당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어서 한 일이었지만 옳지 못한 일이었다.
DJ 밑에서 정치를 배운 수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DJ의 잘한 일을 배우기 보다는 DJ가 잘못한 일만 배운 듯하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했다. 지방선거가 열리는 바로 이때가 대목이다. 의원들과 그 보좌진들은 공천권 사고팔기에 눈이 빨개져 있을 것이다.
공천권을 사고팔다 보면 공범자 관계가 된다. 서로 범죄를 고리로 한 동지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소위 조폭집단의 조직원과 보쓰의 관계가 정치집단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치집단이 쓰레기 집단으로 타락하는 순간이다.'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관계다.
국회의원은 공돈에다 충성스런 조직원들이 생겨서 좋고, 공천 받은 자들은 당선증에다가 도둑 허가증 까지 받은 셈이니 더욱 더 좋다. 허가증만 믿고 갖은 수를 써서 국민 돈을 도둑질한다. 그들 중에 아주 재수 없는 자들만 법의 처벌을 받는다는 건 말 안 해도 비디오다!
상향식 공천이란 말 뿐이고, 지역에서 막강한 장악력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이 결정하면 거의 100% 그대로 된다. 영남에선 새누리당이 이처럼 어두운 세계를 지배하고, 호남에선 민주당이 지배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도 국회의원과 지역 유지 손에 지배된다.
국회의원은 그 지역의 대통령이다. 그만큼 지위가 막강하다. 못할 일이 없다. 그게 모두 다 기초선거 공천권을 국회의원이 쥐고 있는 탓이다. 그렇게 좋은 도깨비 망망이를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놓고 싶겠는가? 기득권을 두고 연대하는 이유이다.
공천권을 사고파는 데 제대로 된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이 그 지역의 대표로 뽑힐 수 있겠는가? 여나 야나 모두 부정, 부패에는 이골이 난 검은 무리들이 뽑힐 가능성이 많다. 물론 모든 기초선거에서 추한 돈거래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주민들을 위해 일할 태도가 잘 갖춰진 유능한 인재를 잘 골라 공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경우에 까지도 사례금이 오갈 가능성은 있다. 기초선거 공천권은 정말로 여야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놓치고 싶지 않은 도깨비 방망이임에 분명하다.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민주당만 약속을 지킬 필요는 없다."는 주장은 민주당이 개혁, 진보를 표방하는 당인지를 의심케 한다. 국민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똑같은 정당이란 선언이나 다름없다. 달라야 하지 않은가?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의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원천무효 선언한 것은 민주당에게는 큰 기회였다. 어느 당이 과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당인지를 국민에게 보여 줄 절호의 기회였다."기초선거 공천하기로 결정되었다. 최고위 의결만 남았다." 최재천 민주당 전략홍보 본부장의 말이다.
민주당은 이미 기회를 놓쳤다. 대조적으로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위원장은 "선거에서 어떠한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 무공천 선언을 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새정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닌 밤중에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의 이 선언으로 인해 민주당은 졸지에 새누리당과 똑같은 구태정당으로 전락하였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데 새누리당과 조금도 뒤지지 않는 정당임을 입증해 보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전혀 다른 정당임을 만천하에 선언하는 대신에 "새누리당이 약속을 어기는데 우리만 약속을 지킬 수는 없다"면서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오십보백보의 정당임을 확인시켰다. 오히려 새누리당의 대선공약 파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았다.
"금 나와라 똑딱, 은 나와라 똑딱!!"하던 도깨비 방망이를 다시 찾아올 절호의 기회로 말이다. 그들은 그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전 당원 투표조차 무력화시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의원들 마음대로 폐기할 것이라면 투표는 왜 했는가? 당원들은 핫바지들인가?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 내용을 폐기하려면 또 다시 전 당원 투표를 해야 옳다!!
현재의 선거법 하에서 무공천을 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고, 10,000여명의 민주당원이 탈당해야 하기 때문에 공천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주장은 옳지 않다. 탈당했다가 다시 입당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도 그들의 주장이 허구임을 잘 알 것이다!
기초선거에서 무공천할 경우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후보자들이 서로 힘이 돼주는 상승효과가 사라져 지지율 하락이 예상된다. 이 경우 수도권 선거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모두 패배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허구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대의명분을 무기로 새정치연합과 힘을 모아 새누리당을 융단포격하면 새누리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정당으로 국민에게 각인될 것이고, 그 결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설령 일부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의 콘크리트 지지자들에 막혀 패배한다 할지라도 패배의 가치는 분명히 있다.
대선공약을 식은 죽 먹듯이 파기하는 새누리당과 이를 지키는 새정치연합, 민주당의 차별화야 말로 야권이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큰 보배이다.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정당은 쇄락하기 마련이다. 야권이 승리하는 길은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있지 답습에 있지않다!
이미 나름대로 강고하게 구축돼 있는 민주당 조직이, 무공천한다고 해서 해체될 리도 없다. 민주당은 광역, 기초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특정인이 민주당 공천자임을 알리는 '내천'>이란 형태로 결속될 것이다. 물론 내천에는 더 큰 돈이 오갈지도 모른다.
오히려 문제는 창당 중인 새정치연합에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를 통해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을 통해 조직의 모세혈관이라는 지방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새누리당, 민주당이라는 양대 기득권정당의 패거리정치 때문에 정치입문이 원천 차단되어 온 수많은 정치지망생들이 새정치연합에 줄을 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에겐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선을 위해 기반조직을 구축할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안철수 위원장은 이 좋은 기회를 포기했다. 자웅을 겨룰 기회도 없었던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란 이유로 말이다.
창당 과정에서 조직기반 구축의 기회를 과감히 버린 새정치연합, 새누리당의 약속위반을 기회로 다시 기득권에 집착하는 민주당, 좋은 비교 아닌가? 김한길 대표는 명심해야 한다. 민주, 개혁진영이 새누리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의명분이다. 약속을 어기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대의명분을 잃으면 그나마 간당간당한 지지율 조차 폭락할 것이다. 끊임없는 약속파기에 실망한 새누리당 지지자들, 민주당의 새누리당 아바타 정당화에 분노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새정치연합 지지로 선회할 것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이를 소인배라 한다.
대의명분을 좇아 미래로 갈 것인가, 아니면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하여 소인배의 길을 택할 것인가?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을 이기려 하면서 새누리당 하는 대로 따라 해서야 되겠는가?
*필자/이재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