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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기자 중에도 NG대왕이라고 소문난 사람들이 있다. 예능 프로 중에서 가십을 다르는 코너에서는 이들의 실수 장면만 모았다가 방송에 내 보내는데 당사자들은 창피하다고 내 보내지 말라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그런 것을 재미있어 하니까 프로를 만드는 것이다.
집에서는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있어 이 정도면 가수로 데뷔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작곡가를 소개받아 테스트를 받았는데 막상 괴성이 나와 개망신 당했다는 사람도 있고 평상시에는 공부를 잘하는데 시험 때만 되면 병이 나거나 죽을 쑤어 3수, 4수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찾아온다.
D그룹의 임원인 A 전무는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실세다. 명문대를 나오고 회사에서도 승승장구를 했는데 50세가 넘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다. 재력과 실력, 인물 어느 하나도 빠지는 것이 없는데 막상 데이트를 하다 보면 그날로 끝난다. 이 친구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보면 손발을 떨고 숨을 헐떡이며 진땀을 흘리는데 회사에서는 유창한 언변으로 부하직원을 감동시키는데 여자 앞에서는 심하게 말을 더듬어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한번은 커피 잔을 든 손을 심하게 떨다가 여자의 치마에 커피를 쏟아 따귀를 맞은 일까지 생겼다. 그는 이 병(?)을 고치려고 별별 방법을 다 썼지만 신통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아예 결혼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증상들은 지나치게 의식하여 긴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선수촌에 가보면 '연습은 시합처럼 시합은 연습처럼'이라고 쓴 현수막이 붙어있다. 연습을 할 때는 시합처럼 치열하게 하고 시합은 연습처럼 편하게 하라는 얘기다.
홍수환 선수는 1977년 11월 27일, 세계권투협회 주니어 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을 위해 적지인 파나마로 출발했다. 상대는 17세 4개월의 나이에 11전 11승 11KO를 기록하여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로 불렸던 핵토르 카라스키야다.
28세의 홍수환 선수는 선수로 치면 환갑진갑 다 지난 나이여서 '소총으로 탱크에 맞서는 격'이라며 언론들은 부정적인 기사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는 4번씩이나 다운되었지만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주먹을 뻗었고 카라스키야는 고목처럼 힘없이 무너져 홍수환 선수는 4전 5기의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얼마 전에 발을 헛딛는 낙상사고로 정신을 잃었던 일이 있는데 깨어나 보니 안면과 무릎,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었고 안경은 박살이 났다. 주위에 넘어져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다시 일어섰으니 승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러졌다고 패배가 아니다. 죽었다고 복창하는 사람만이 패배자가 된다. injoyworld@hanmail.net
*필자/이상헌. 시인.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