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침묵의 배신에 안철수 위원장은 청와대를 방문하여 7일 내에 무공천제에 대한 대선 약속을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왔다. 보나마나 박 대통령은 무공천제는 표방하지 않을 것이다. 약속은 깨졌다. 미생지신(尾生之信)도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다. 정치는 생물이다. 가변적 상황에 원칙보다는 전술적 대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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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출마자들은 공천은 곧 당선이다! 라고 생각하며 밤이면 밤마다 베개를 끌어안고 방바닥을 뒹굴고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새정치연합 소속의 무공천 기초단체장 출마자들은 尾生之信을 들어 믿음과 약속의 정치를 표방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표리부동에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선거를 보이콧하자, 여당이 어긴 공천제로 회귀하여 공정한 게임을 하자고 야당내 파열음이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김-안 투톱체재로 출발한 야당은 뿌리를 자르고 열매를 얻으려는 무모한 무공천제를 철회하라고 갑론을박 성토 중이다.
공약은 대국민 야당을 상대로 만천하에 약속한 것인데, 집권여당은 뒷짐 지고 환희의 찬가를 울리고 있고, 조변석개(朝變夕改)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대국민 약속을 묵묵부답으로 지선을 치르려는 꼼수에 야당의 지지자들은 들끓는 속을 어쩌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당정치는 대의정치요 책임정치이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무공천을 혼자서만 고집하는 안철수 위원장께서 철회한다면 대의를 버리고 소아적 탐욕을 꾀하는 졸장부로 여당과 언론의 십지포화를 받을 것이다. 이에, 손학규-정동영-김두관-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상임고문단은 팔짱 끼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대국민 여론조사를 통하여 공천제 여부를 물어 수평적 여론에 따르는 것이 순리이다. 반칙은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먼저 했다. 한쪽에서 게임 룰을 헌신짝마냥 버렸는데 대의명분을 내세워 야당만이 불공정 무공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차기 보권선거나 정권교체의 뿌리들을 자르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의 새정치는 자고로 국민여론 조사를 통하여 공천제 여부를 정하는 것이 순리요 천리요 민심의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의 충정과 열정과 헌신은 다소 민심을 끌고 가려는 영웅적 리더십이 문제이다. 야당지지자 민심이 이미 50%를 넘겨 공천제로의 회귀를 갈망하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 스스로 사업할 때는 사기꾼들이 많았고, 여의도에 와보니 온갖 잡*들이 많다고 정치입문 소회를 밝힌바 있다. 잡*들을 상대하는데 고담준론은 필요 없다. 선거는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새누리당은 벌써 정몽준-김문수-김무성으로 대권플랜을 가동 중이다. 기초의원과 지방 단체장을 무공천으로 전멸한다면 차기 대선과 야당 재집권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옳다. 봄날에 들판에 씨앗을 뿌리지 않고 어찌 가을날의 수확을 걷으려 낫 들고 설쳐댈 수 있단 말인가? 이번 지선은 이미 차기 대선을 향한 교두보 확보 소전투가 시작됐다. 국민이 가르키는 데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충실한 역할을 한다 했으니, 공천제 문제 또한 국민에게 물어 다수의 의견을 따라 민주적으로 공천제 여부를 밝히는 것이 옳다. 이것은 안철수 위원장의 명예나 신뢰에 관한 스스로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여론을 물어 공천제를 재검토해서 전열을 하나로 묶고, 상임고문들이 제 2선에서 백의종군 견마지로의 역사적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손학규-정동영-김두관-문재인 상임고문들은 빨리 나서라!
친노는 이제 정치적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내줘서 그렇지, 현 지자체단체장을 압도적으로 배출한 것은 친노의 애증적 공과이다. 이에 문재인 상임고문께선 쿨하게 지난 대선에서의 앙금을 안철수 위원장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새정치의 한 팔과 입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답이다. 좋든 싫든 간에 이제 집권여당에 비하여 통진당을 제외한 야권대연대만이 차기 대권과 재집권을 할 수 있는 최후 최선의 방책이다.
병아리와 오리는 부리와 발가락을 보고 선택한다지만, 박스 안의 병아리들만 득실거리는데 어떻게 우리 집 병아리를 찾아낸단 말인가? 1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새누리와 한 줄로 길게 늘어뜨린 입후보자 중에서 새정치 선수들을 골라 도장 찍는 다는 것은, 상표 떼고 원산지 생수를 찾으란 것과 다름없다. 무공천제는 고도로 선진화된 미국이나 유럽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민도가 낮고 양당정치에 길들여진 우리나라의 상황에 견주어 보면, 평소 지역민에게 추앙받고 정당에 상관없이 당선된다는 것은 아직 이르다.
새누리당 전직 국회의원들께서 지방 시장에 대거 출마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초 의원과 지역 시군 단체장까지 싹쓸이해서
차기 총대선에서 몸값을 올리고 재기를 노리는 기득권 새누리 의원들을 보라. 치졸한 게 아니라 치열한 생존전략이라 말할 수 있다. 청와대 여왕폐하께서 무공천제 약속을 표방한다는 것은 믿음 약속의 정치를 뛰어 넘은, 정치는 생물이라 시대와 환경에 맞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본다.
약속을 상대방이 먼저 어겼는데, 혼자 독야청정 선비의 길을 간다는 것은 尾生之信의 어리석음이다. 권력은 국민투표로부터 나온다. 즉 주권재민이다. 지도자의 것이 아니다. 공천제 여부를 야당지지자들에게 물어 과반수를 넘는 의견을 따르는 것이 민주정치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다. 지도자가 아프면 국민도 아프다. 안철수 위원장은 개인의 소신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민에게 물어 공천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역사적 사명이다. 불공정 경선에서 새누리에게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을 전멸시킨다면 차기 총선이나 대선 재집권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국민에게 지도자의 소신을 따르라는 것은 또 다른 독재적 발생이자, 민심의 바다를 오염시키는 역사적 중죄임을 알아야 한다.
국민이 가리키는 곳으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진정한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이다. 새누리는 온갖 험담과 비난을 퍼붓겠지만 새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은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국민에게 물어 길을 가라. 아무도 그 결단을 훼절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여론이요, 국민이 깃발이요,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samsohun@hanmail.net
*필자/삼소헌 이래권. 작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