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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어찌 보면 총리 복이 없는 것 같다. 세 번째로 임명된 영화 속의 강철중 같은 검사. 국민검사라는 애칭으로 아픈 사람들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줄 것 같은 대법관출신 안대희라는 아직은 젊은 총리후보자를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소식에 너도 나도 괜찮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는데 검사시절 정치꾼들과 맺어진 악연으로 여의도의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약골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안대희의 자진하차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로부터 총리로 추천한다는 전화소리에 아마도 밤잠 못 이루고 꿈인지 생시인지 다리도 꼬집어보았을 것 같은데 이제 투명하다 못해 수정보다 더 투명한 사회가 되고만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자리가 그렇게 쉽게 호락호락 굴러올 호박으로 알았다면 천진난만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첫 번 총리자리에서 낙마한 김용준 후보자의 낙마는 아마도 안대희의 기억 속에는 없었을 것이다. 안대희의 짧은 생각에 적당히 기부금도 내고 국민을 잘만 속인다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오늘의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정치수준이나 의식수준은 세계최고의 경지에 올라있다.
좌우지간 중차대한 박근혜정부의 국정의 명운을 가르는 선거를 7일 남겨놓고 앞뒤 생각 없이 임명권자의 체면과, 선거를 코앞에 두고 퉁퉁 부은 다리를 끌다시피 이 골목 저 골목을 수 천 번 고개를 숙이며 선거운동에 전념하는 새누리당의 후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리고 나만 살겠다고 도망쳐버린 안대희식 무책임 공직출신자들은 본인 스스로 정치나 장관급자리를 탐해서도 안 되고 임명해서도 안 될 것이다.
총리의 자리는 비워두어서는 안 되는 자리이다. 그래도 안대희만한 청렴결백한 신사다운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도대체 누구를 총리감으로 낙점해야할지 청와대 담당자는 지금쯤 어려울 지경일 것이다. 무조건 지역안배라고 개나 소를 총리감이라고 내놓을 수도 없고...
분명 조선조시대 인물로 본다면 황희 정승같은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통령을 잘 보필하고 국민에게 듬직한 믿음을 줄만한 총리감이 있을 것. 지금 그러한 인물이 눈에 안 보이는 것은 이 사람은 내편이고 저 사람은 저쪽편이라는 장님이 되었기에 최고의 총리감이 안 보이는 것일 뿐이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이제 친이다 친박이다 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한다. 피터지게 싸웠던 이씨도 대통령이 되었고 박씨도 대통령이 되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상, 지금쯤은 아니 박근혜 대통령을 선덕여왕으로 생각하는 친박 사람들은 이제 이 파 저 파의 무겁고 더러운 짐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두 분 다 소원성취하였는데 더 무엇이 탐이 나서 아직도 이 파 저 파를 놓고 삿대질을 하고 있는가?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경제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썼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수와 실패는 친박계의 좋은 인재들을 애써 외면하고 끼리끼리 놀다보니 하는 것마다 실수와 실패 투성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과 비교해도 꿀릴 것이 없는 성군중의 성군이 될 수 있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다. 박대통령의 최고의 참모가 될 수 있는 총리감은 친박에서 찾지 말고 친 이명박계에서 찾았으면 한다. 이것이 박 대통령이 성군이 되는 길이요, 대한민국의 대개조의 시작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국호만 바뀌었을 뿐 조선왕조 정치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 경선 때,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국회의원 시절 백봉신사상을 수상한 사람답게 멋있게 박근혜 후보를 지원한 임태희는 어떨까?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이러한 자리를 역임했음에도 청렴결백으로 국가에 봉사했고 이권개입으로 임기 후에도 시끄러운 소리하나 들리지 않은 사람, 권력을 손에 쥐었어도 권력을 남용하여 본적이 없는 정치인. 분명히 조선의 황희정승은 아니어도 임태희는 박근혜 정부의 최장수 총리가 될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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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김유신. 정치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