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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지사 후보자는 “이번 선거는 ‘박근혜 구하기’와 ‘박근혜 버리기’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는데, 혹시나 2012 년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로 착각하지 않았나요? 아무리 선거막바지라지만, 정치 기술적으로 봐도 서툴고 착상이 빈곤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버리느냐 마느냐 하는 국정선거가 아닌 줄은 누가 모르겠습니까만,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이 마지막 히든카드라고 판단한 것은 이 정당의 중앙선거대책본부의 잘못된 판단 같습니다.
국민은 묻습니다. 만약에 선거 결과가, 새누리당이 그들이 잡은 승패 기준의 기대만큼 이기지 못했다면 국민이 ‘박근혜’를 버린 것입니까? 반대로 새누리당이 이긴다면, 승패 기준이 애매하긴 하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 통치방식을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고 외치고 다닐 겁니까? 지난 일 년 여 동안 인사 실패로 내정(內政)이 표류하고 있는 것과 경제가 별반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선택을 앞에 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자칫, 선거 때만 주인이라고는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 ‘위협적인 언사’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선거란 다 똑같아 보이지만 국정선거와 지방선거의 차이는 국민들도 다 아는 일인데, 후보자들 스스로가, 그것도 지방의 자립과 지역의 주권을 말해야 할 후보자들이 지방선거의 대의명분과 실익을 이렇게 땅에 떨어트려서야 되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고, 정권 심판선거라고 주장하니 맞대응으로 ‘박근혜 구하기’로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튼 집권당답지 않고 지방선거를 중앙정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는 악폐를 만들었습니다.
결국 여야 합작으로, 이번 지방선거도 중앙정치의 완전지배 속에, 지역관심사가 뒷전인 채, 정권의 중간평가로 왜곡되고 있으니, 벌써 선거 후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 대립이 격화될 가능선이 내다보입니다. 지방선거는 정치와 국민과의 거리를 가능한 한 가까이 하고, 정치를 기술로 배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치 이전에 삶을 착실히 배운 사람들이 국민의 ‘대리인’으로 허락 받는 선거, 그러니까, 국회의원처럼 국민의 위임을 받는 ‘대표자’ 신분을 갖는 것이 아니고, 주민의 의사를 하나하나 확인해서 집약하고 ‘전달’해서 생활정책에 반영하는 일이 주가 되는 업무, 이러한 ‘주민대리인’들이 뽑혀야 할 선거, 이것이 지방선거의 진면목입니다. 대표와 대리인은 조금 다릅니다. 지역정치는 주민으로부터 완전위임을 받은 대표자라기보다, 주민의 의사를 전달하는 대리인에 가깝습니다. 물론 지방선거도 대선이나 총선 사이에 치러지니 결과적으로는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과 정부를 중간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국정(國政)선거는 아닙니다.
중간 평가적 성격이라면, 십 여 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7월에 실시될 국회의원 보궐, 재선거가 국정선거로서, 여기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정치적 게임차원에서만 지방선거를 중간평가라고 말한다면, 지방선거가 명실공이 제 모습을 찾고, 선거를 통한 지역발전을 기대하는 건 그야말로 백년하청입니다.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현직 대통령의 위엄과 자존심을 지켜주고, 야당과 협상과 조정을 통한 ‘국민 전체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습니다. 야당 대표는 선거 후 박 대통령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데, 물론 실행될지가 의문이긴 하지만 ‘말싸움’에서는 일단 기선을 잡은 것입니다. 야당후보들도 지방선거를 ‘대통령 탄핵 선거’나 되는 양 몰고 가지 말아야 합니다. 대표 말 다르고 후보자들 따로 뛰고 해서는 안 됩니다. 새누리 지도부가 대통령을 새누리당에 가둬 두고 정쟁에 휘말리도록 하면 무엇보다 국민이 편치 않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나타나는 국민의 생각에 관해서는,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겠지만, 그러나 선거 결과가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처럼 국정운영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방선거의 국민의 투표행동은 과거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4천 여 명의 당선자 숫자는 차이가 클 수도 있으나 이것도 다소의 차이에 머물 가능성도 있고, 더더욱 여야의 전국적 지지율 합계는 수 % 차이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선거가 시작된 첫 선거가 있던 20 여 년 전, 딱 한번 60%선을 기록하고 그 뒤 계속 50% 선의 저조한. 반쪽짜리 선거가 된 것은 지방선거의 본래 의미가 많이 퇴색 됐기 때문일 겁니다.
주민의 일상적인 생활개선을 위한 선거가 되지 못하고. 중앙정치의 이념대결이나 진영정치가 독차지 한. 정파 간 소용돌이 선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요. 이번 지방 선거에서도 여야 합작으로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같은 북 유럽의 지방자치 선진국의 지방선거 투표율이, 90% 라는 것 기억해야 합니다. 지방선거다운 지역자치의 선거를, 축제처럼 즐겁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계 선진민주국가들의 공통 과제는, 지역의 자립과 새로운 복지국가 시스템 건설을 향한 가파른 도전의 시작입니다. 머지않아 선진 여러 나라에서 도시인구집중의 가속화와 농촌의 황폐화, 출생률 급감과 고령화로, 기초자치단체들의 자연소멸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한도전의 경제 경쟁에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인구밀집 지역인 경기도 등은 각국 도시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시티로 다시 태어나야, 국가의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성장과 안정이 균형을 갖춰야 합니다. 일본 도쿄는 5년 뒤 두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열 손 안에 꼽히는 국제도시가 됩니다. 서울은 광복 70년을 맞는 내년에 글로벌 시티로서의 새 비전을, 시민의 힘으로 펼쳐 보여야 합니다. 한국의 도시나 농촌이나 아직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입니다. 한편, 선거 후 우리는 세월호 ‘전’ 과 ‘후’를 판가름 할 ‘박근혜 정부의 재편성’이라는 국민적 일대 관심사에 직면하게 됩니다.
선거 후유증을 빨리 수습하고 국가 장래를 좌우할 국가의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가야 합니다. 지금의 국제정세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면, 한국으로서는 가히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하게 된 셈입니다. 대한민국이란 한 국가 민족에게도, 바야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닥쳐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초’란 초급이아니라, 모든 것에 공통이 되는 기본 바탕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기초질서를 잘 지켜야 생명과 재산도 지켜 낼 수 있듯이, 이번 지방 선거는 가장 가까이서 우리의 안전과 성장을 도와 줄,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기초 지방의원들을 4천 명 가까이 선출합니다. 어느 신문의 보도대로 국민이 지역 일꾼 4천여 명을 임명하는 우리 동네 선거입니다. 기초 선거가 본래 설계 취지 대로 ‘작은 발걸음의 정치’로서, 동내 선거답게 잘 돼야 한국의 민주주의도 발전할 것이며, 당면 과제이고 한국인의 필수 과목이 된, 국가개조라는 민족 혁신도 생활 속에서 구체화 되면서 지속적인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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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추성춘. (사)생활정치아카데미 이사장. MBC 전 앵커.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