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수 있는 속력을 다해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는 위험하다. 두 기차가 모두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은 국가를 이끌고 가는 기차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청와대 문건의 유출 관련, 여야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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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씨에 대해 “오래전에 내 옆을 떠났고 전혀 연락도 없이 끊긴 사람"이라고 표현했고, 박지만 회장에 대해서는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이 이 모임에서 오간 발언을 브리핑 했다. 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제가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었는가, 여러분들이 왜 정권을 창출하려고 했었던가 하는 그 목적이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오로지 제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저는 그 목적 이외에 제 개인적인 삶의 목적이 없어요, 그리고 또 제가 다른 욕심을 낼 이유도 없고 욕심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오로지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행복하게 살고, 나라의 가는 큰 방향에 대해서 잘 가고 있다, 그래서 나중에 물러나서 걱정할 필요가 없이 살겠다는 그 꿈 하나로 지금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고 강조하고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겁날 일도 없고 오로지 그 걱정뿐이에요. 그런 겁나는 일이나 두려운 것이 없기 때문에 여러분과 함께 나라 잘 만들어보자 하는 그걸로 살기 때문에 흔들릴 이유도 없고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여러분들한테 말씀을 드립니다”고 역설했다.
여당은 당연히 대통령을 두둔할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건 파동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정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걱정의 목소리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번 논란에 대한 진실규명과 국민의 시선이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민적 의문이 있는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성역 없이 빨리 진행돼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 오해를 풀어드리고, 만약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도록 하겠다. 이번 문건파동을 신속하고 말끔하게 매듭지어 국정이 굳건한 반석 위에서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야당이 의혹제기나 비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을 야당에서 다시 또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사안의 진실을 국민들 앞에 밝히려하는 것 보다 이 일을 이용해서 여권을 뒤흔들려고 하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어서 과하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문건파동은 검찰 수사에 맡겨두고 우리 국회는 내년 예산안 운영의 입법적 뒷받침 작업은 물론 경제활성화와 민생관련법안 심사와 처리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는 전혀 딴판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8일 열린 제33차 비상대책위원회의의 모두발언에서 “어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 만남은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럽고, 잘못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표명조차 없었다”고 전제하고 “대통령은 얼마 전 검찰에게 수사지침을 내린데 이어서 어제는 여당에게까지 흔들리지 말라고 행동지침을 내렸다. 여당은 늘 그랬듯이 아니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분이 단한분도 없었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권력 총화이다. 그래서 취임식 때 그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엄숙히 선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권력이 소수 비선 실세들에게 사유화된 것이 현실이 되었다. 대통령이 스스로 임명한 청와대 전 비서관의 증언이 그렇고, 대통령이 스스로 임명한 전 문체부장관의 증언이 그렇다. 오늘 어느 조간신문은 청와대 문건이 십상시 모임 참석자의 증언에 의해 작성됐다고 보도 했다. 누가 봐도 찌라시가 아닌 대통령기록물 또는 공공기록물임이 분명한데 무슨 찌라시 타령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역대 대통령이 순식간에 레임덕으로 가게된 것도 모두 비선 때문이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대통령께서 과감히 읍참마속 해야 한다. 쾌도난마처럼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내리친 것처럼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왔다. 만약 그것이 안된다면 새누리당이라도 지금 당장 국회차원의 국정조사와 특검 논의에 즉각 나설 것”을 거듭 촉구 했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이 자리에서 “어제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비서실에서 작성해서 비서실장에게 정식보고까지 했다는 보고서를 한마디로 찌라시라고 폄하했다.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의 독단이나 측근, 실세 등이 밀실에서 결정하는 수첩인사가 박근혜 정권을 망쳐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오찬에서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대통령 자신이다. 대통령은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라도 이런 추문이 터져 나온 사실부터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추문의 원인이 된 자신의 인사방식과 국정운영방식을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청와대에 모여 단합을 과시했고, 야당은 대통령의 결단과 레임덕을 우려했다. 계속 이어지는 쇼킹뉴스 탓인지 시민들은 이 사건을 멋대로 맘대로 해석하면서 진행과정을 감상(?)하고 있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가 맞부딪치면 기차는 보나마나 붕괴될 것이다.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 국가가 붕괴될 수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의 빠른 봉합이 아쉽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