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건희 성공뒤엔 이맹희 희생 숨어있다"

충격비화, 삼성가 장남 이맹희씨 숨겨둔 이야기 <제8탄>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06/03/14 [16:45]
거인 밑에서 자란 경영인의 말
▲삼성 이건희 회장     
큰 나무 밑에서는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큰 나무가 햇볕을 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인 밑에서는 큰 인간이 나올 수 있다. 이맹희씨는 오늘날 한국의 최대그룹인 삼성의 이병철 창업회장의 큰아들이다. 그의 인간 됨됨이는 간혹 언론을 통해 공개됐으나 구체적인 그의 생각을 읽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맹희씨는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지만 아버지가 평생 가슴에 간직한 산업보국과 인재양성이라는 두 단어를 가슴에 안고 나도 살아간다. 기업을 운영하든 않든 간에  이 말은 내 평생 못 잊을 말이기 때문이다. 좋은 인재를 가려 뽑아 잘 기르면 그 인재가 바로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 기술을 개발한다. 기술 개발은 곧 생산 증대와 수출 증대로 이어진다. 이게 바로 우리 경제와 우리 나라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좁은 땅덩어리, 가난한 나라에서 이 땅의 경제인들은 참으로 고생을 했고 앞으로도 고생을 할 터이다. 그러나 그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기에 멈출 수 없으리라."고 격려하고 있다. 한국 최대 기업을 일으켜 세운 아버지 곁에서 기업경영을 직접 배운 경영자다운 발언이다.

삼성 최고 경영자인 이건희 회장을 전적으로 신뢰

이맹희씨는 오늘날 삼성그룹의 최고 경영자인 이건희 회장을 위해 남모를 고민을 했던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친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야기이다. 이맹희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1987년) 후 나는 외국으로 길을 떠났다. 내가 길을 떠난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동생 건희가 정식으로 삼성의 총수가 된 마당에 그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혹시 조금이라도 건희가 나를 부담스러워하면 그것이 바로 삼성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외국에서 영원히 살면서 귀국하지 않을 생각을 했었다. 그 동안은 떠돌이 생활이 아버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때의 길은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내 자취를 숨기고 싶었다."면서 "소문이라는 것은 늘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특히 그 소문이 얼토당토않은 것일 때는 해명을 할 수도 없고 참으로 당황스럽다. 당시로서는 내가 만약 국내에 머물고 있으면 더 흉흉한 소문이 나돌 것 같았다. 어쨌든 내가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은 것이 삼성에 좋을 것 같았다."고 숨겨진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이맹희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출국해서 5년여 동안 아프리카, 남미,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를 다녔다. 가급적이면 한국은 잊고 살아가려 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여러 나라를 다니며 노력했지만 내가 얻은 결론은 단 하나, 역시 사람은 조국을 떠나 딴 나라에 영주하기란 어렵다는 것이었다. 미국에 집을 하나 장만해서 장기 체류할 생각도 해봤지만 그 역시 6개월 이상 머문다는 것을 불가능했다. 내가 음식적응과 현지문화 적응에 서툰 것은 아닌데도 한껏 버틸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이었다."고 내면의 아픔이 있었음을 토로하면서 "동생 건희에 대해 별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그저 남의 이야기를 좋아해서 내가 동생을 미워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건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내가 건희가 삼성을 운영하는 방식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표현한다면 그 말은 맞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더 잘해 주었으면 하는 정도이지 건희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건희 체제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못 박듯이 말했다.

친동생인 이건희 회장 체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외부로 거침없이 공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과 동생을 위한 대양보가 담긴, 일종의 지지선언(?)인 셈이다. 자신을 스스로 해외로 도피시킨 도피행각은 숭고한 자기희생을 전제로한 것이었을 것. 이는 삼성그룹의 최고 경영자인 동생 이건희 회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고, 이 같은 행동은 삼성 발전의 밑거름이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때였지만 참으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이맹희씨는 이제 지병으로 투병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삶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하늘만 알겠으나, 그는 이병철의 큰아들로 태어나 한때 삼성을 위해 봉사한 최고 경영자 중의 한 명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공과 삼성그룹의 쉬지 않는 발전 이면에는 그의 형인 이맹희씨의 밀알 같이 썩어져 새싹을 틔워준 자기희생도 곁들여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기자는 이맹희씨가 회고록에 기술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더 이상의 욕심을 없다. 억울한 일도 겪었고 참으로 내가 생각해도 안타까운 순간은 있었다. 그러나 한때였지만 나는 참으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모든 주변의 도움 때문에 가능했다고 믿고 있다"라는 대목을, 이 글의 끝에 배치한다. <끝>

**후기=기자는 이맹희씨와 부산에서 여러 차례 단독회견을 가진 적이 있다. 그가 쓴 회고록을 기초로 7회에 걸친 이 기사를 내보냄에 있어, 연재 중 혹여 오해가 있을까봐 필명(박정대)으로 기사화 했음을 밝힌다. 문일석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