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참여연대의 재벌보고서에서 '회사기회 편취'의 대표 사례중 "신흥재벌도 기존 재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목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stx그룹이 이번에는 환경 폐기물로 의심받는 철강 슬래그를 불법 투기한 혐의로 진해시로부터 고발당하는 등 환경문제를 야기해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stx그룹이 최근의 환경관련 문제 제기에 대해 더욱 곤혹스러워 하는 지점은 최근 제기된 환경관련 민원들의 중심에 참여연대에 의해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른 stx건설이 서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경 오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사안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주)stx가 발주하고 stx건설이 시공한 진해시 장천동 항만부지 매립공사로 계약금액 6억8천여만원에 불과하지만, stx건설은 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관련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현재 진해시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그린라이프 "서류상 완전 불법투기"
(주)stx는 지난 2005년 2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으로부터 진해시 장천동 782-33번지 9만3백26㎡(2만7323평)의 항만부지를 매입한 후 여기에 선박구성부분품 제조를 위한 작업장을 설치하고 현재 선박부분품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일대 부지에 폐기물관련법의 관리대상인 철강슬래그를 바닥재로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2005년 8월 공사를 수주한 stx건설은 올해 3월까지 항만부지에 토사 3만여톤을 반입시켜 4~8m 높이로 흙을 쌓아 불법 형질변경을 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토지형질변경시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stx는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특히 2만여평의 부지에 대해 창원에 있는 한국철강에서 배출된 철강 슬래그 1만5천여톤을 바닥재로 깔았다. 문제는 철강슬래그를 바닥재를 사용하기 전에 지자체 신고부터 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인 그린라이프네트워크는 "해당 부지와 바다 사이 거리가 불과 수십미터로, 철강 슬래그 침출수가 여과 없이 진해만으로 흘러들면 천혜의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피조개 어장은 물론 다양한 어패류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현행 폐기물관리 관련법령에서는 철강 슬래그를 산업부산물로 규정하고, 반출전 성분검사를 통해 토목 공사 등에서 성토재(땅을 돋우는 재료)나 보조기층재(바닥을 단단하게 떠받치는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린라이프네트워크 관계자는 "법적으로 항만부지 등 바다와 가까운 곳에 철강 슬래그 같은 물질을 사용할 경우 사전 성분분석과 신고절차를 거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며, "stx가 이를 지키지 않아 stx의 해당 부지 관련 공사는 서류상 모든 것이 불법투기"라고 밝혔다.
stx "인허가 과정 엇박자에서 비롯"
이 관계자는 "항만부지 사용에 따르는 제반허가 절차를 무시하고 이루어진 것으로, 특히 폐기물 관리규정상 관할 자치단체에 사전신고가 필수적인데 stx는 사후통보를 했다"며, "이는 지자체가 봐주기 식으로 묵인한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문제의 항만부지는 바다에 인접해 있다"며, "설령 바닥재로 사용된 철강 슬래그의 중금속 함유량이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한 허용 기준치 이하더라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만큼 진해만이 중금속 오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tx 관계자는 "해당 작업 추진 과정에 관련 서류가 사전에 제출됐지만 관계기관에서 서류 미비로 반려되었고, 서류를 보완하는 과정에 작업이 먼저 시작되는 등 엇박자가 일어나면서 문제가 되었다"며, "현재 허가신청이 별도로 들어간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용된 철강 슬래그는 자원재활용 추진법에 따라 보건환경연구원의 사전 성분분석을 거쳐 반출된 것"이라며, "슬래그를 반출한 한국철강을 비롯해 관련 업체들이 모두 적법하게 등록된 업체"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로부터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를 받은 진해시는 현장조사 결과 슬래그 문제와 별도로 장천동 부지 2만8천여평에 신고도 없이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5월 16일 stx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뿐만 아니다. stx그룹의 조선중공업 부문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은 조선소 인근의 경남 진해시 수치마을 상인들과 환경 문제와 관련한 갈등을 겪고 있다.
수치마을 상인연합회 소속 10여명의 상인들은 지난 5월 17일 오전 진해시청 환경보호과를 항의 방문해, 진해시 및 stx조선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해로 인한 피해실태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다.
stx조선은 2개월 전 조선소와 수치마을 사이 해안 3천여평을 매립해 부두로 만든 바 있으며, 수치마을과 불과 60여m 떨어진 이 곳에서는 stx조선이 자랑하는 육상건조 공법인 키드런칭기법(sls)에 의한 선박건조 마무리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해 1월 4~5만톤급 중대형 선박의 앞과 뒤를 도크 없이 육상에서 건조한 후 바지선을 이용해 바다 위에서 연결하는 이 공법을 발표,. 선박건조 기간을 대폭 단축시키면서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여기에 힘입어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조선소에서 이루어지는 용접, 도장, 글라인딩 등의 일상적 작업으로 페인트 분진과 소음, 매캐한 냄새 등이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최근의 조선호황으로 야간작업이 연일 이어지고 있어 이 지역에서는 야간에 창문조차 열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진해시청을 찾은 상인들은 이 때문에 몇 년 전까지 낚시꾼들과 횟집 등으로 붐볐던 수치마을 앞 부두에 손님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영업상 애로를 겪고 있다며, 영업 손실을 보전해주든지 아니면 인근 지역을 전부 매입하던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진해시 관계자에 따르면 stx조선이 최근 몇 년 사이 조선소 부지를 지속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인근 지역에서는 stx가 주변 마을을 전부 수용할 거라는 소문까지 퍼져 있으나 stx측은 소문난 것 같은 마을 수용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stx그룹은 지난 2000년 당시 창업주 강덕수 회장이 퇴출기업이던 쌍용중공업을 인수, 굵직굵직한 m&a건을 성사시키면서 창립 4년 만에 재계 서열 30위권의 기업집단이자 18개 계열사를 거느린 해운 및 종합중공업 전문그룹으로 키워낸 신흥재벌 그룹이다.
stx그룹은 지난 4월 참여연대가 발표한 재벌보고서에서 '문제성 거래의 대표적 사례들'중 첫 번째 '회사기회의 편취'의 주요 예로 'stx건설 사례'가 지목되면서 "신흥재벌도 기존재벌과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stx건설은 강덕수 회장과 포스인터내셔널 그리고 강 회장의 두 딸인 강정연과 강경림이 각각 25%씩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계열사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며 사세를 확장해 왔고 참여연대는 사주의 개인회사가 계열사 공사를 전량 수주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