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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감사원의 국민연금 관리실태 감사 결과” 논평

“한라그룹-SK그룹 소속회사에 대한 의결권행사에서 일관성을 잃었다”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20/08/04 [08:34]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3일자 감사원의 국민연금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대한 논평에서 지난 730일 감사원이 발표한 국민연금 관리실태감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운영과 관련한 의결권행사 내부 판단기준 및 집행의 부적정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감사원 건물 전경.     ©브레이크뉴스

 

경제개혁연대(소장 :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임원 선임 관련 의결권행사의 일관성 부족으로 판단한 일부 사례의 경우 그 지적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오히려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행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수탁자 책임 활동지침 등에 따라 기업가치 훼손 등의 이력이 있는 경우 선임 안건에 반대하며, 동 이력은 법원, 공정위 등 국가기관의 1차 판단에 근거해야 하고, 만약 국가기관의 판단이 없다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감사원이 과거 국민연금의 임원 선임에 관한 의결권행사 내역을 살펴본 결과, 2014년 이후 한라그룹과 2015년 이후 SK그룹 소속회사에 대한 의결권행사에서 일관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원이 지적한 두 사례를 살펴보자. SK그룹의 경우 2015.6.24.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SKSK C&C 합병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결정한 이사의 선임에 반대한바 있는데, 그 이후에 해당 이사가 다른 계열사의 이사로 선임될 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가 일부는 찬성하고 일부는 반대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즉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의 판단자체는 적절했지만, 의결권 행사과정에서 그 판단을 일관성 있게 유지했어야 하고, 일관성 부족을 지적하는 감사원 지적은 문제가 없다.”면서 반면, 한라그룹 사례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라그룹의 경우 2013년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라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였던 만도가 순환출자 고리 내에 있는 마이스터를 활용해 한라건설의 3,4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마이스터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시킨 초유의 부실계열사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는 사례였다. 당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만도의 한라건설 우회지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만도의 경영진에 대하여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그 이후에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는 당시 의사결정에 참여한 이사가 해당 회사 또는 계열사 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전문위원회와 기금운용본부 모두 동일한 의결권행사를 한 것이지만, 감사원은 공정위 조사요청과 경영진 고발에도 불구하고 제재나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전문위원회 부의 없이 내린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의 반대 의결권행사는 내부기준 위반으로 부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감사원의 판단 기준은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 먼저, 주주가치 훼손 이력에 대한 판단기준이 국가기관의 1차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의 문제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에 관한 판단은 기본적으로 의결권행사 지침에 따르며, 이사의 선임에 관해 중요한 판단기준인 기업가치 훼손 이력의 경우 객관적인 기준을 확보하기 어렵고 사안별로 판단해야 할 문제로 볼 수 있다. 과거 주요 사안에서 이사의 주주가치 훼손 기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후인 2012, 국민연금은 내부가이드라인으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적용시점 및 기간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원이 강조하고 있는 내부기준이란 이 가이드라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있는 모든 사안이 공정위, 금융위, 검찰, 경찰 또는 법원 등 국가기관에 사건화된다고 보기 어렵고,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으로 보이는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제재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단순히 국가기관의 제재나 처벌 받은 사실 여부만을 근거로 의결권행사 기준을 위배했다고 판단한다면, 이는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하고 더욱이 한라그룹 사례의 경우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부의 안건을 심의한 결과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는데, 이후 사례에서도 그 방향성이 유지되는 것이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길이다. 만일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가 전문위원회의 결정 이후 제재나 기소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그 다음 주주총회부터 전문위원회와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의결권행사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논평의 말미에서는 감사원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삼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후 처음 맞은 2019년 주주총회 시즌에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권하였고, 한진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던 대한항공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하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문제는 20194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공익감사 청구의 주요 대상이었으나, 감사원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고려한 정당한 결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감사원이 이를 받아들여 공익감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렇다면 전문위원회의 판단은 모두 적정하고 문제가 없다고 보아야 한단 말인가?”라고 따지고 번에 발표된 국민연금 감사결과와 공익감사청구 거절을 통해 드러난 감사원의 입장은 자칫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주주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국가기관의 기소나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내린 기존 판단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재차 판단을 구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다 균형 잡힌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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