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이란 게 있다. 기독교에서는 앞서 간, 수도자 길을 따라 걷는 순례길들이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순례길이다. 또는 몇 몇이서 함께 산행하는 산악인 모임에도 그들만의 순례길이 따로 있다. 그들은 가고 싶은 곳만 간다. 그런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업적-고뇌와 동행하는 순례길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순례길의 탄생이다.
필자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가까운 지인(백두종단을 함께한 사이)인 석락희 모 공기업 대표와 한 시민단체 회의에서 몇 번 만난 사이다. 의로운 분이다. 석 대표는 8월22일 페이스 북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추모 관련 "고뇌의 길, 추모의 길"이란 글을 올렸다.
![]() ▲고 박원순 추모 동행 걷기.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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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결행했던 서울 와룡공원 인근의, 마지막 걸었던 길을, 마음이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걸어보며 묵상하는, 일종의 소규모 인원의 추모를 위한 동행 걷기였다. 이들은 "남긴 뜻은 우리가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조촐한 노제도 지냈다. 의로운 친구들이다. 서울시를 발전시킨 외로운 혼에 대한 작은 배려이다. 석 대표의 추모 글을 읽으며, 추모의 마음이 더해졌다.
석 대표는 이 글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마지막 걸었던 고뇌의 길을 추모하며 지인들과 함께 걸었다. 당시 그 분의 생각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공감해보려고 걸었다. 가회동 공관을 출발해서 와룡공원을 거쳐 통신이 끊긴 까지 걸어가는데 한국가구박물관이 있었다. 아들이 결혼하고 평소 아꼈던 장소인데 이곳을 지나가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고뇌 속에 무심코 지나 가셨을까?“라고 글 문을 열고 ”핀란드 대사관저까지 우리는 걸어서 2시간도 걸리지 않았는데 고 박원순 전 시장은 택시로 와룡공원까지 이동한 후에 5시간 이상 고뇌 속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셨을까? 착잡하고 무거운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필란드 대사관저에서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숙정문 쪽으로 발길을 돌려 걸어가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때 결심을 굳힌 것으로 느껴졌다“고 느낌을 소개했다.
이어 ”이때부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길상사를 지나 숙정문을 향하는 숲속 길로 접어 들자 갑자기 하늘에서 뇌성벽력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무슨 의미일까? 하늘도 비통해서 우는 걸까? 당신의 마지막 흔적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그러는 걸까? 여전히 아프고 힘든 사람이 흘리는 눈물이겠지요. 열심히 그 눈물을 닦아주던 분도 이젠 없기에 분노의 천둥번개와 함께 더욱 세차게 떨어집니다“면서 ”낙뢰 사고가 우려되고 시야를 가릴 정도의 폭우로 더 이상의 접근은 포기하고 하산하여 폭우를 피해 삼청각 일주문 아래에 제사 상을 조촐하게 차리고 인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추모를 위한 노제인 셈이다. 거리에 놓여진 깔판 위에는 과일 몇 개와 막걸리가 전부였다. 그들은 엎드려 전하는 것으로 고인에 대한 추모의 염(念)을 표현했다.
석 대표는 이글의 끝 부분에서 ‘하늘나라에서는 일을 많이 하지 마시고 편히 쉬시라. 명예회복은 물론 남긴 뜻은 우리가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하며 절절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잔을 올렸다. 그런데 참으로 우연찮게 제사를 지내고 나자 말자 감쪽같이 해가 나는 게 아닌가.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어찌 이런 일이...?"라고, 회한을 담았다.
이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 순례코스는 서울시 가회동 공관-와룡공원-핀란드 대사관저-길상사-숙정문” 코스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이젠 고인이다. 스스로 고인이 됐다. 그가 우리 사회와 서울시에 남긴 사회-정치적인 업적은 많다고 생각된다. 그의 업적을 묵상하는 순례길의 탄생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순례객들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쓴 추모시를 이 글의 글에 마감한다.
![]() ▲▲지난 7월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을 경찰이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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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26일, 박원순 49재. ©브레이크뉴스 |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백두대간 종주 장면. ©브레이크뉴스 |
*일어나요 박원순-다시 태어나요 박원순
경찰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지나 숙정문 근처에서 발견했다.
와룡(臥龍)은
용이 누워있다는 뜻이다
소시민을 사랑했던 시민운동가
아름다운 가게를 만든 변호사
서울을 세계 속의 서울로 만든 남달랐던 서울시장
박 시장이시여, 차라리
끝까지, 코로나19와 싸우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사망하시지
어찌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나요?
육신만은 초라하게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난
박원순 시장이시여
어찌하여
용처럼 누워계심을 택했나이까?
일어나요 박원순
사랑해요 박원순
미안해요 박원순
김구의 죽음처럼 역사에 남아요 박원순
다시 태어나요 박원순.<문일석 시 ‘일어나요 박원순-다시 태어나요 박원순’ 전문>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