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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쌍용건설 인수 머뭇거리는 이유

[재계이슈] '대어' 낚아채자니 부담‥놓치자니 섭섭

박종준 기자 | 기사입력 2008/12/12 [10:27]
본 계약에 들어가며 잘 되는 줄로만 알았던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가 최근 들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아예 매각성사 여부도 미지수가 되고 말았다. 최근 동국제강이 캠코에 인수와 관련해 ‘1년 유예’를 신청하면서 이러다 쌍용건설 매각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일단 동국제강도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 1년 더 지켜보자는 계산인 것으로 알려져 좀 더 지켜봐야 그 결과를 알 것으로 보인다는 점 정도가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본 계약 단계에서 ‘1년 유예’를 신청한 만큼 그 실현 여부에 대해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경제 탓에 m&a 시장도 동반 얼어붙고 있는 상황, 특히 건설사 인수는 앞을 내다보기 힘든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 재계 순위 26위권의 대그룹으로 제강 분야 등에서 잔뼈가 굵다(사진은 을지로 본사 기공식 모습. 왼쪽에서 5번째가 장세주 회장).    ©사진출처/동국제강
 
동국제강, 현재로선 쌍용건설이라는 ‘대어’도 계륵 같은 존재?

지난 12월2일 쌍용건설에게는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구조 변경 공사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 이 좋은 일과 나뿐 일이 교차했던 것. 우서 쌍용건설에게 좋은 이렇게 대단위 구조 변경 공사를 수주한 쌍용에게는 그만큼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 동력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쁜 소식은 그동안 인수를 추진해 오던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와 관련해 쌍용건설 주식을 관리하고 있는 캠코에 인수 건을 최소 1년간 유예하는 조건부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다. 이에 대해 일부에는 ‘포기 수순’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현재 매각과 관련해 전권을 가진 캠코는 1년씩이나 유예해 달라는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매수자를 찾아보겠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이처럼 캠코도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에 부정적인 답변을 보내면서 업계서도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

이 결과 쌍용건설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채 6개월이 안된 시점에서 터져 나온 악재다. 이 과정에서 동국제강은 매각가 시한마저 3번이나 연장(동국제강측은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함)을 검토한 적이 있을 정도. 그 와중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군인공제회마저 발을 빼는 바람에 더욱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동국제강은 지난 12월2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계약 1년 유예 요청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렇다고 현재 동국제강 말고 이렇다 할 마땅한 임자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데 쌍용건설 매각의 어두운 미래를 점치게 만든다.

실제로 이번에 본 입찰 단계까지 거치면서 사실상 인수가 점쳐지던 동국제강이 입찰보증금 231억원을 포기하면서까지 쌍용건설을 포기한 이유가 단순한 자금력 문제가 아닌 현재 경제전반의 어려움으로 인한 자금 확보가 어려울뿐더러 앞으로 세계 경기나 건설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둡게 나오고 있는데 게 더 큰 문제다.

그런 만큼 쌍용건설의 새로운 주인 찾기는 1년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그 기간을 기약할 수없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게 더 암울하게만 보인다.

이런 현실을 동국제강도 무시하지 못했을 터. 그러다보니 231억원을 포기하고 ‘인수 1년 유예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쌍용건설의 ‘새 주인 찾기’는 장기화될 공산이 커 보인다. 

동국제강, 12월 초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쌍용건설 인수’ 기한 1년 유예 신청
배경에 여러 가지 설. 설. 설...동국제강의 ‘쌍용건설 포기설’도 제기돼...원점?
동국제강 “경제사정 등 고려 기한을 1년 더 요청한 것 뿐... 확대해석 말라”


▲ 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16위권으로 해외 건설 등에서 많은 실적을 거뒀으나 지난 1997년 계열사 부채를 막지 못해 이듬해 워크아웃을 신청해 이후 6년 간의 구조조정을 끝내고 최근 재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자구 노력을 꾸준히 펼쳐 재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은 쌍용건설 노조가 지난 11월 캠코를 방문해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 요구하는 모습.    

현재 대주단 구성 문제와 관련해 건설사 구조주정의 현안이 산적한 만큼 당장 건설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려워 쌍용건설 문제는 캠코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동국제강측은 현재 입장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12월4일 동국제강 관계자는 “있는 그대로만 봐 달라”면서 “일각에서는 이사회 의결이 ‘매각 포기’로 단정 짓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당시 이사회 의결은 단지 캠코에 매각 의사결정권을 1년 더 유예해달라고 위임한 거뿐이다”라는 설명이다. 이것을 두고 당장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 포기’를 선언이 아니라는 것. 동국제강은 이번 이사회 결의가 나온 것에 대해 확대해석을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또한 이렇게 동국제강 이사회가 ‘1년 유예 신청 결의’를 한 배경은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전반적인 경제 침체 국면에 따른 건설 경기의 하강 국면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난 7월과 비교해도 경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 그만큼 부담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이사회에서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일부의 ‘자금 부담’에 대한 관측에 대해서는 아예 일축하며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럼 앞으로 쌍용건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단 캠코가 동국제강의 ‘1년 유예 신청’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재매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금융 상황이나 경제 상황을 비춰봤을 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그 대안으로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해 직원들이 자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이른바 ‘종업원 지주회사’의 길이 거론되고 있다.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과정’ 당시 이를 반대해 오던 우리사주측에서는 이 안에 대해서 현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지만, 이것도 확실한 대안으로 확실치는 않아 보인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는 앞으로 캠코의 의지에 따라서 재매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쌍용건설은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건설사로 지난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의 채무 1800억원을 막지 못해 지난 1999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종업원들이 회사주식을 사들이는 등 자구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 결과 지난 2004년 워크아웃을 끝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만 보더라도 16위권으로 해외 건설 등에 잔뼈가 굵은 대형 건설사다.
 
취재 / 박종준 기자   119@break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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