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목적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탄 것이라면 아파트 주민들의 승낙 없이 침입한 것이므로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oo(40)씨는 2004년 8월 대전고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죄 등으로 징역 4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해 3월28일 가석방됐다.
그럼에도 김씨는 지난해 6월13일 새벽 4시경 대전 중구 유천동에 있는 한 아파트 앞에서 술에 취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a(22,여)씨를 보자 강간할 것을 마음먹고, 뒤따라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다.
김씨는 그런 다음 갑자기 a씨를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밀어 넣고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 때려 반항을 억압한 후 9층에서 a씨를 끌어 내리고는 아파트 12~13층 계단으로 끌고 가 강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탄 행위는 형법상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아 강간치상죄의 죄책을 질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최근 김씨에게 주거침입죄도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한 시정장치가 설치되거나 경비원이 배치돼 있지 않아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는 정상적인 용무를 가진 사람들이 출입하는 것을 예상하고 그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아파트 주민들의 추정적 승낙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적 또는 물적 통제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관리되지 않는 장소라고 할 수 없고, 엘리베이터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으로서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건조물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려는 목적으로 뒤따라 엘리베이터를 탄 것이라면 이는 범죄의 목적으로 아파트 주민들의 승낙 없이 그들의 명시적, 추정적 의사에 반해 침입한 것이므로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동종 범행을 저질러 재범의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이고, 새벽에 귀가하는 젊은 여성을 표적으로 삼아 주거지인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 뒤따라가 강간하고 그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범행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범행은 주거의 환경을 현저히 해하는 것으로 엄단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받은 신체적, 정신적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서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며 깊이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와 합의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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