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해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고, 이로 인해 대학으로부터 해임당한 전직 교수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중앙대 교수인 a(62)씨는 자신으로부터 전공 수업을 듣던 대학원생 b(39,여)씨를 2007년 7월1일 오후 3시40분께 중앙대 안성캠퍼스 교수회관에 있는 자신의 숙소로 데려갔다. 둘은 앞서 점심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그런 다음 a씨는 소파에 앉아 있던 b씨에게 다가가 목 부위를 감싸 안았고, 이에 놀란 b씨가 밀쳐 내자, a씨는 “다 알면서 무슨 내숭이야”라고 윽박지르며 b씨를 침대 쪽으로 밀치고 옷을 벗겨 강간했다는 것. b씨는 당시 술기운이 퍼져 반항할 기력이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로 인해 a씨는 피감독간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정권 판사는 최근 b씨의 경찰 및 검찰조사과정에의 진술 등에 일관성이 없어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 판사는 먼저 “b씨는 검찰진술 과정에서 피고인이 상의를 한 번에 아래에서 위로 벗겼다고 진술했으나, 사건 당시 b씨는 신축력이 없고 단추가 7개 달린 옷을 입고 있었는데, 단추구멍과 단추의 크기 등을 보았을 때, 피해자가 저항하는 상태에서 단추를 풀지 않고 단추가 떨어지거나 옷이 찢어짐이 없이 한 번에 옷을 벗기는 것은 확률이 극히 낮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피고인이 상의를 브래지어만 남기고 벗긴 상태에서 1분 정도 샤워룸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와 강제로 성교했다고 진술했는데, 강제로 성교를 시도하는 자가 벗긴 옷을 감추지도 않고 샤워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고 b씨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b씨는 조사과정에서 오른쪽 가슴에 (퍼런) 멍이 들었다고 진술한 뒤, 검사가 진료를 받을 당시 의사에게 멍든 자국을 보여 줬는지를 묻자 ‘당시 파랗게 멍이 든 것이 아니고 가슴 부분이 심하게 눌려 아픈 통증을 멍이 들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점도 무죄에 영향을 줬다.
이 판사는 “b씨는 ‘강간을 당하는 과정에서 정신과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어 움직이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4일 정도 후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게 됐다’고 진술했으나, b씨는 주거지가 아닌 일산과 서울 등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이 있어, 거동이 가능했음에도 강간을 당하고 4일이나 지나서 진료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b씨는 피고인의 범행을 밝히려고 대학총장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피고인은 평소 자신이 믿고 따르던 교수이기에 충격이 크고, 단 한 번도 피고인의 말과 행동에 의심함이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따랐다’고 기재한 반면, 경찰진술에서는 2006년 봄부터 성추행을 당해 왔고, 평소 자신을 무시하거나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한 것처럼 진술해 피고인에 대한 평에 있어서도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b씨는 사건 당일 마신 술의 양에 대한 진술도 계속 바뀌고, 당시 피고인이 키스하는 과정, 옷을 벗기는 과정 등에서도 진술이 일관되지 못해 피해자 진술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 판사는 특히 “피고인은 2000년 6월부터 이 사건 이후까지 계속 전립선질환과 발기장애증세로 비뇨기과 치료를 받아온 사실 등에 비춰 성폭행을 당했다는 b씨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며 “따라서 공소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검사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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