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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대립 및 논란과 연계된 채 초미 관심사 속에 전개된 8·24주민투표결과 ‘보편복지’에 힘이 실리면서 민주당 주도의 ‘무상복지’가 한층 더 탄력 받을 전망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외견상 ‘아이들 밥그릇’을 둘러싼 오세훈 서울시장(전면무상복지 반대)-곽노현 서울시교육감(찬성)간 정책노선 및 소신대결로 비쳐졌으나 여야 간 ‘차기복지혈전’이 이면에 깔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투표율 미달로 개표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보편복지’는 탄력을 받은 반면 여당 내 ‘선별복지’ 논리기류가 힘을 잃는 계기가 됐다. 덩달아 당내 소장파나 친朴계가 주장하는 복지확대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여야, 보수-진보 간 ‘밥그릇 싸움 1라운드’는 야·진보진영의 승리로 끝났으나 본격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인 형국이다. 이번 투표에 강남3구가 철저한 계급투표성향을 보인 반면 여타 구는 반대의중을 표한 채 제동을 걸었듯이 ‘재정건전성-복지 포퓰리즘’을 둘러싼 국민적 딜레마가 여실히 묻어난 탓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흐름이 자칫 ‘복지 포퓰리즘’ 확산으로 연계되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불거져 나온다. 바닥여론 역시 두 패로 갈린 채 비판 및 우려기류가 여전히 상존한다. 따라서 ‘보편-선별복지’를 둘러싼 여·보수-야·진보 간 2, 3라운드는 내년 4·11총선-12·19대선에서 사활을 건 혈전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본 게임에 앞서 일단 선 기선을 잡은 민주당은 당장 주력 복지테마인 ‘3(무상급식·보육·의료)+1(반값등록금)’ 정책에 힘이 실리게 됐다. 여기에 일자리와 주거 문제까지 더해 ‘3+3’으로 복지 범위를 더 확대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는 현재 당내 대선잠룡군인 손학규-정동영-정세균 ‘3복지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여권은 대응수위 조절 및 내부 교통정리를 두고 깊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우선 당면한 내년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고민이 상당히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 포푤리즘’ 논란 속에 ‘4·11총선생환’이 최우선인 당 입장과 ‘안정적 국정마무리’에 주력하는 청와대, 중간에 낀 정부노선이 ‘엇박자’를 빚은 채 갈등구도가 사뭇 복잡한 상황이다.
친 서민·감세철회에 주력하는 한나라당과 기존 부자감세기조를 고수하려는 청와대 간 ‘공세-수성’의 복지대립에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 대표의 ‘한국형 맞춤복지(자립·자활복지)’까지 끼여 있어 ‘해법’이 요원한 양태인 탓이다. 거기다 가뜩이나 가속되는 반여, 민심이반 기류에 이번 주민투표 무산까지 겹쳐 타격이 한층 배가됐다.
오 시장 지원을 독려한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이 커진 가운데 같은 지원논란에 휩싸인 청와대(MB)와의 ‘결별’ 움직임이 본격화될 시 당 전체가 무한 회오리 속에 함몰될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 지원 반대진영에 선 소장파·친朴계를 중심으로 현 권력과의 ‘차별화’ 행보가 이르게 구체화될 경우 현 권력-미래권력 진영 간 전면전으로 치달을 공산이 큰 탓이다.
하지만 이는 내부문제에 국한된다. 뭣보다 복지 어젠다 선점에서 민주당에 뒤쳐진 상황에서 대안 책을 고민해야 하는데다 기존 보수층 반발도 추슬러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당·정·청 특히 이 대통령(공생발전)-홍 대표(친 서민)-박 전 대표(한국형 복지)간 ‘접점’ 및 통일된 의견이 관건이나 사실상 ‘난제’인 탓에 여권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복지추구’가 깊은 국민공감대 속에 대세로 안착된 가운데 표심역시 보수-진보로 갈라진 채 자신들 바람을 대변한 신뢰성 있는 정치인·집단에 쏠릴 건 자명한 일이다. 이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 속에 각기 차별화된 복지테마 개발 및 경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핵심 배경이다.
이런 측면에서 내년 총·대선에선 여야 간 사활 건 복지 경쟁이 한껏 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의 ‘보편복지’ 정책에 맞선 여권 내 복지교통정리가 관건인 가운데 한나라당의 차별화된 대응책 여부에 따라 복지 이슈는 각 선거판을 달구면서 ‘메인 디쉬’가 될 공산이 크다.
와중에 오 시장의 사퇴시기 및 서울시장보선을 둘러싼 여·청-야당 간 이견이 갈리는 가운데 향후 정국의 핵심변수로 부상했다. 주민투표가 무산된 24일 밤 오 시장-홍 대표-임태희 대통령실장-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 등 4인의 ‘오 시장 거취논의’ 심야회동은 여권 내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현 기류는 조기사퇴불가(청·홍준표)-10월보선(친朴계)으로 양분된 채 오 시장 사퇴시기여부가 정국뇌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교통정리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를 계기로 차기스텝에 탄력이 붙은 야권진영의 복지목소리는 향후 한층 더 강해질 전망이다. 또 반대진영인 보수층은 물론 중도 진영 유권자들에 대한 ‘복지어필’ 역시 한층 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여당과의 복지논리대결에서 다소 밀렸던 민주당이 대여공세 강화전기를 마련한 게 8·24주민투표였고, 한껏 호재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내년 총·대선구도를 가를 여야 간 향후 복지레이스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