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직접 시해한 김재규 부장이 아닌 의전과장을 주인공으로 세운 이유라도 있었나?▲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전개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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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후기를 보니 이 소설을 쓴 동기랄까 계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 점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나는 원래 정치적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누가 나쁘고 좋고 그런 것에 대한 판단 능력도 없고, 또 정치에 관한 기사는 아예 보질 않는다. 이 책은 우연한 계기로 쓰게 되었다. 후기에도 나와 있지만 2년 전 서울구치소 역사박물관의 한 감방 안을 구경하고 있는데 중후반의 남자가 불쑥 들어왔다. 그 분이 감방 벽을 손으로 더듬기에 “왜 그러시냐고?” 물은 것이 대화의 시작이었다. 그분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는데, 재미교포로서 사건이 있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는데, 그것도 중정 의전과장 박선호가 사형당할 때까지 있었던 바로 그 방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교도관들과 헌병들로부터 박선호가 감방 벽을 성경으로 도배하고는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기도했으며, 또 당당했었는지를 들었다고 했었다. 그 양반도 역시 박선호가 벽에 발라놓은 성경을 보면서 지난 날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건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다. 그밖에도 이 소설에 또 다른 새로운 사실들이 들어있나?
▲몇 가지 있다. 아직은 10.26사건에 대해 소설 쓰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그 사건은 앞으로 유능한 작가들에 의해 계속해서 작품화될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한 소중한 자료들이라 생각한다.
-소설이라면 허구 아닌가?
▲역사소설이 사실과 너무 다르면 역사소설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본다. 소설이라서 약간의 허구가 들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그 허구는 자료로 증명되어질 수 없는 부분에서나 용인되어야 한다고 본다.
-주인공이 사형 당하기 며칠 전에 천사의 불빛을 보았다는 내용은 허구인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것이다.
-가족인가?
▲절대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그 정보는 아주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김재규와 그 부하들의 가족들은 지금도 죄인 아닌 죄인처럼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않은 채 숨어있는 듯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이 나온 줄 알게 되면 아물어가는 상처를 덧내는 셈이다. 정말 그분들에게 죄송하고, 죄송하다.
-책이 나오고 나서 그런 말 하면 되나?
▲하지만 김재규와 그 부하들에 대한 재평가는 언제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분들은 정말 억울하게 죽었다. 그것이 가슴 아프다.
-대통령을 죽인 것이 정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통령을 죽인 사람은 김재규이지, 그 부하들이 아니다. 중정직원들은 상관이 시키면 무조건 이행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군인이나 중정직원들에게 상관의 명령을 판단하여 들을만한 가치가 있으면 이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면 조직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군대가 그러면 나라가 망한다. 중정은 군대와 다름없는 조직이다.
-작가후기에 보니, 김재규가 대통령을 시해하지 않았으면 민주주의가 늦게 찾아왔을지 모른다고 적었는데…전두환이 주도하는 신군부가 집권하지 않았나?
▲나는 전두환이 노태우에게 정권을 물려주고 물러난 것도 김재규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재를 더 이상 하다가는 누구도 온전할 수 없다고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재규가 민주회복에 끼친 공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유신정권의 인사들 중에선 박 대통령이 그렇지 않아도 하야할 계획이었다고 하던데?
▲박 대통령의 측근이 그런 말을 여러 번 했었다는 말을 들은 바 있고, 또 그런 기록도 보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여러 번 어긴 사람이었다. 혁명을 일으킬 당시에는 민주선거를 통해 택함을 받은 정권에 정부를 이양하겠다고 했었지만 약속을 어겼고, 두 번째 선거에서는 마지막으로 한번 만 더 하고 물러나겠다고 했었지만 3선 개헌을 했고, 그러다가 영구적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신헌법을 만들었다. 그런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겠나? 국민에 대한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는데 자기 부하들에게 한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실례지만 진보에 속하나?
▲난 보수다. 보수면서 시류의 흐름을 타고 진보인척 하는 사람도 싫고, 진보면서 보수인척 하는 사람도 싫다. 난 틀림없는 보수다. 그리고 박 대통령을 존경한다. 일부 사람들은 박 대통령이 아닌 그 누가 정권을 잡았더라도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일으켰으리라 주장하지만, 역사에서 가정을 짓는 것은 쓸데 없는 짓이다. 난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기초를 놓았다는 점에선 정말로 존경한다. 하지만 정치는 너무 엉망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받고 폐인이 되었는가? 또 사실 신군부에 의한 광주학살의 책임과도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건 박 대통령이 신군부를 형성한 사람들을 측근으로 두었기 때문이었다. 난 박 대통령이 그걸 반성하고 또 국민에게 용서를 빌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한다. ……(한참 뜸을 들이다가) 지금이라도 난 박근혜 의원이, 물론 아버지의 그런 행위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분이지만, 사실 아버지의 후광 때문에 정치를 한다고 봤을 때, 김재규와 그 부하들의 가족들을 만나 서로 용서하고, 용서를 받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큰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김재규와 그 부하들의 무덤을 한데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고 그렇게 되겠지만 박근혜 의원이 일조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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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고, 또 여러 책에도 언급되어 있는 것이다.
-책이 곧 서점에 배포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거가 임박하여 책이 나왔는데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일부에서 그렇게 오해할지 모르겠다. 정직하게 말하겠다. 아니다! 우연일 뿐이다. 그리고 이건 정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인공이 사형 당하기 며칠 전에 하나님의 영광을 본 장면이다. 그가 하나님의 위로를 받았기에 당당하게 사형당할 수 있었다고 본다. 난 그 장면을 쓰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크리스천인가?
▲그렇다. 난 그 장면 하나를 위해 이 소설을 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