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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공약후퇴 ‘靑·與-野-국민 동상이몽’

한국형 복지흔들 세종시-신공항 MB정권 오버랩 국민대통합 공염불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3/09/25 [11:30]
새 정부 초반 대한민국이 ‘동상이몽’으로 점철되고 있다. ‘엇박자’는 청와대·여-야에 이어 정부-국민 간으로까지 확전된 상황이다. 정치권의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대치가 갈수록 격화중인데 이어 대선공약후퇴까지 불거진 탓이다.
 
문제는 ‘신뢰’의 실종이다. 어떤 관계든 신뢰가 무너지면 도미노 식으로 다 깨지면서 결국 파국으로 연계된다. 우려의 핵심 팩트다. 정치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정부-국민 간 시각에도 균열이 생기면서 전반적 ‘불신’기류만 팽배한 형국이다.
 
▲ 청와대     ©브레이크뉴스

아마겟돈 혈전 양상의 사뭇 치열했던 지난 18대 대선전이 현 국면에 오버랩 된다. 대통합은커녕 진영논리에 따른 여야지지층의 격화된 대립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국정원 사안을 둘러싼 청·여-야 간 시각차가 지난 국회3자회담에서 확연히 갈리면서 정국은 실타래처럼 한층 꼬였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대선 핵심공약(복지-경제민주화) 중 하나인 기초연금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당초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던 박 대통령 공약이 집권 후 ‘재원마련’의 현실적 벽에 결국 부닥친 것이다.
 
재원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궤도수정(여권), 대선승리를 위한 꼼수(야권)의 상반된 논리가 현재 충돌 중이다. 국민들 시선 역시 엇갈린다. 정부예산안이 상정되는 26일 국무회의석상에서의 박 대통령의 관련 언급에 제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공약후퇴에 대한 국민들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정권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세종시와 신공항 문제를 후퇴시키면서 상당한 논란과 대립 상을 야기 시킨 바 있다. 당시 여당 유력주자였던 박 대통령 역시 크게 반발했었다. 한데 박 대통령 자신도 현재 똑같은 상황의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 이미지화된 채 고착된 박 대통령의 ‘신뢰·원칙’ 기조의 훼손은 불가피해져 딜레마일 것으로 보인다. 공약수정의 불가피한 현실을 인정할 수도 있으나 말의 번복은 결과적으로 불신의 단초로 연계된다. 집권 2분기 초반에서 아직 4년 간 8분기가 남은 상황으로 향후 박 대통령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와중에 새누리당은 기초연금에 “공약의 원래 취지가 그런 건 아니다”는 논리를 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지원사격하는 양상이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대선 당시 유권자들 대다수가 ‘모든 노인에 월 20만원을 지급 한다’는 공약으로 이해한 탓이다. 하지만 집권 후 ‘진짜 의도는 그게 아니며 오해였다’는 화법은 꼼수로 비칠 여지가 크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모 라디오방송에서 “공약 내용이 무조건 모든 분들한테 20만원을 드린다는 게 아니었다”며 “우리가 볼 때 공약 내용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을 법에 의해 단계적으로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당시 대선공약집을 보면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 현재의 2배 지급”이라고 적시돼 있으나 전제가 있다. “현행 기초노령연금 및 장애인연금을 기초연금 화하고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함으로써 사각지대나 재정불안정성 없이 모든 세대가 행복한 연금제도개편”이란 단서다.
 
황 대표의 말은 이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공약집에 표시된 연금통합을 빌미로 뒤늦게 딴소리를 하는 형국이다. 공약함의가 다르면 지난 대선 때 정확히 밝혀 국민들 이해를 돕는 게 맞다. 하지만 선거 때는 승리를 위해 그냥 넘어가다 집권 후 공약이행시기가 다가와서야 공약의 속내를 앞세운 채 발뺌하는 건 정치적으론 국민적 기만에 해당한다.
 
어찌 보면 당시 박근혜 캠프와 여당이 공약수립과정부터 향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다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는 알면서도 눈감은 미필적 고의로 까지도 비쳐진다. 현재 공약해석을 둘러싼 여야뿐 아닌 국민들 간 시각차마저 분분해 혼란과 대립을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지공약 후퇴는 국정원 대선개입의혹과 더불어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당시 직전 MB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진보 어젠다인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내세워 중도를 견인하면서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 경제 질서를 바꾸기 위한 경제민주화 공약 역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란 명분하에 일찌감치 후퇴됐다.
 
한국형 복지는 박 대통령의 지난 대선공약 핵심이다. 지난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핵심 복지공약의 뼈대가 흔들리면서 박근혜 표 복지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형국이다. 오히려 선별적 복지로의 회귀 양태다. 더불어 반값 등록금과 고교무상교육 등 교육 분야 복지공약 역시 재원마련 난항으로 사실상 연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 국면의 핵심 팩트는 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향후 국민적 불신의 향배다. 국정원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 격화 역시 상호 불신에 기인한다. 국면전환의 변곡점이었던 지난 국회3자회담에서 표출된 ‘동상이몽’은 신뢰회복의 여지단절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대화와 타협의 실종, 불통, 불신 등만 팽배한 정치권의 난마정국이 결국 국민들에 까지 연계됐다. 국민대통합 구호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져 우려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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