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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그룹의 주력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삼성생명은 잇따른 지분 인수로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고차방정식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 아래 삼성생명이 있고, 그 아래 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자산운용 등의 금융 계열사가 집결해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으로 지분 20.76%(4151만9180주)를 갖고 있고 이재용 부회장이 0.06%(12만주), 삼성물산 19.34%(3868만8000주), 삼성문화재단 4.68%(936만주), 삼성생명공익재단 2.18%(436만주), 이마트 5.88%(1176만2667주)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은 8월1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증권 지분 8.02%(613만2246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입규모는 주당 3만8200원씩 총 2342억원이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삼성화재 15%, 삼성증권 11.2%, 삼성카드 71.9%, 삼성자산운용 98.7% 등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이번 매입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은 종전 11.14%에서 19.16%로 늘어나게 됐다.
삼성생명은 이날 “삼성증권 지분 매입은 삼성증권의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 SRA자산운용과의 협업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회사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협업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역량을 통한 투자수익률 제고, 부유층 마케팅 경쟁력 강화 등을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0년 금융당국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및 감독 기준(솔벤시Ⅱ)을 도입하게 되면 삼성그룹은 자본 확충금을 늘려야만 한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그 전에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지으려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매입하면서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은 당시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4339만3170주)를 모두 인수하면서 지분 71.86%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선 삼성그룹의 이런 움직임을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하고 1대 주주에 올라야 한다. 삼성생명 역시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금융지주회사법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경우 올해 초 지분을 인수하면서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요건을 갖췄다. 이번에는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역시 30% 지분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삼성화재의 지분은 15%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중간금융지주회사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다.
현재 국회에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 개정안이 발효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조건을 갖춘다 해도 지주사 전환은 불가하다. 이 법이 통과돼야 금융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계열사 지분 처분 없이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5% 밑으로 떨어뜨려야 하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
이것 말고도 풀어야 할 과제는 하나 더 있다. 삼성전자 지분 처분이 그것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7.7%나 가지고 있다. 호텔신라와 에스원 지분도 각각 8%, 6%로 5% 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10조원이 넘는 이들 회사의 지분을 팔 곳이 마땅치 않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의 자사주를 사들일 때 헐값 논란이 일게 되면 현 경영층에 대한 책임 문제 등도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측은 지주사 전환 추측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뚜렷하게 나온 것은 없다”며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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