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와 압박 일변도 정책, 역설적으로 북핵·미사일 능력 키워
18일 오후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임혁백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한반도 평화가능성(The Possibility of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출간을 기념한 ‘문재인 시대, 한반도 안보와 외교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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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임혁백 좋은정책포럼 이사장은 “대북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한 체제붕괴를 끌어낼 수 없다”며 “제재와 압박은 북한의 독재자를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용도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과 관련, “북한 체제보장과 흡수통일론 배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 해결책 모색,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한반도 경제지도를 제시한 것은 코리아패싱(Korea Passing)에서 벗어나 코리아 이니시에이팅(Korea Initiating)을 위한 좋은 제안”이라며 “남북 간 대화를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북핵 동결이나 잠정중단을 전제로 미국과 북한 간에 패키지 딜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교수는 “남북평화를 구축(crafting)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민주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의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북한의 독재체제는 냉전종식 이후에도 살아남아 70년간 장기지속하고 있는 사회주의 3대 세습독재체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70년 장기독재의 힘은?
첫째, 북한은 중국에게 지정학적 순망치한의 안보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입술’인 북한을 보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북한의 핵개발 능력의 향상, 셋째,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진압할 수 있는 북한 독재자의 능력, 넷째, 북한은 중동의 봄, 재스민혁명을 불러온 SNS 혁명으로부터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단순한 가산제적 세습독재가 아니라 관료적 합리성 (bureaucratic rational)이 있는 당, 관료와 군조직을 갖춘 신 가산제적 사회주의 독재국가 (neo-patrimonial socialist dictatorship)이기 때문이라고 임 교수는 강조했다.
북한독재체제 외부세력 제재로 무너지지 않아
임 교수는 “이러한 생존요건을 갖춘 북한독재체제가 한국과 미국같은 외부세력의 압력, 제재, 무력시위로 무너지지 않는다”며 “북한을 외부로부터 무너뜨리기 보다는 내부로부터 자생적으로 민주화시켜서 자연스럽게 체제가 전환하고 그 이후부터는 민주화된 남과 북이 협상과 타협을 통하여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남과 북이 평화체제하에서 상호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확인하고 일상화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동시에 남북평화체제에 대한 국제적 승인과 보장을 확보한 뒤에 자연스럽게 통일로 가면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989년 동구 사회주의 몰락이후 30년 동안 잔존하고 있고, 3대 세습까지 순조롭게 달성하면서 체제붕괴론을 허구로 만들었다.
북한사회 다원주의화 진전 추세
그는 “북한이 내생적 민주화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으로 북한사회의 다원주의화이다. 김정일의 ‘고난의 행군’이래 살아남기 위해 취한 조치들이 자연스럽게 북한 사회와 경제의 다원주의화를 진전시키고 있다. 전국적으로 장마당이 들어서서 북한 농민과 주민들은 시장경제를 자발적, 자생적으로 열공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의 신부르주아지인 ‘돈주’ (錢主의 한국말)는 북한의 핵심 국가기업 (commanding heights)을 제외한 중소기업, 지방 국영기업, 신산업의 경영권을 쥐고 있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부동산 붐을 주도하면서 최근 년 3%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성장하였다. 북한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400만을 넘어섰다. 북한사회의 다원주의화는 궁극적으로는 경쟁적인 다당제 정치체제로의 전환에 김정은 체제는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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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유지와 성장 간 딜레마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여, 핵을 통해 외부적 위협에 대응하고, 시장화를 통한 경제성장으로 내부적 도전에 대응하려하고 있으나, 시장화는 오히려 북한사회의 다원주의화를 더욱 가속화시켜 김정은 독재체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체제유지와 성장간의 딜레마에 처해 있다. 김정은이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독재체제를 버리는 대신 권력에 계속 남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민주화, 대만 모델 따라야
임 교수는 “북한의 민주화는 대만 모델을 따르는 것이 좋다. 시민사회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은 북한에서는 대만처럼 민주화를 동네에서 시군으로, 시군에서 도 단위로, 도 단위에서 중앙정부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대안적 정당도 정권이 양성해서 다원주의 정당체제를 위로부터 형성하여 궁극적으로는 김정은이 이끄는 노동당과 대안적 반대정당의 후보 간의 선거경쟁이 일어나도록 함으로써 북한의 민주화 과정을 일차적으로 완성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민주화 만들기’(Mongering North Korean Democracy for Inter-Korean Peace)의 주요 주장이었다.
빌리 브란트 동박정책 접근법 유효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대안 찾아야
그는 빌리 브란트가 동방정책을 추진할 때 사용하였던 접근법과 동일하다며 “정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만들어 내는 예술”이라는 비스마르크를 인용하면서 ‘에곤 바르’에게 동방정책 설계를 맡겼다. 에곤 바르는 이를 이어 받아서 동방정책팀에게“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자”(Think the unthinkable),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자”(make the impossible possible)는 구호를 되풀이하면서 상상력이 풍부하면서도 실현가능한 동방정책을 설계해서, 마침내 냉전종식이라는 기회가 왔을 때 콜 총리가 독일 통일을 이룰 수 있게하는 기반을 쌓아놓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 독재체제가 예외적인 생존능력을 갖고 장기지속성을 과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조만간, 아니면 5년내, 또는 장기적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북한체제붕괴론(collapsism)에 입각하여 제재, 압박, 레짐 체인지 (regime change)와 같은 외부적 압력을 가하여 북한체제 붕괴를 앞당기자는 구태의연한 압박과 제재 정책에 대한 가능성주의적 대안”이라고 강조햇다.
30년간 대북제재 작동한 적 한 번도 없어
임 교수는 “한반도 평화가능성에서, 먼저, 북한체제붕괴론을 비판하고, 지난 30년간 북한에 대한 제재가 작동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제재와 압박은 작동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재의 역설적인 효과로 북한이 핵 강국이 될 수 있는 시간과 돈을 벌어주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재와 압박에 대응하여 북한이 핵을 고도화, 경량화, 장거리화함으로써, 이제 북한은 더 이상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종이호랑이가 아니라, 한반도 뿐 아니라 미국에게까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 (clear and present danger)이 되었다.“고 역설했다.
북, 대화와 협상 앞서 핵·미사일 존재감 과시
북한은 항상 대화와 협상을 원할 때 먼저 자신의 존재감(핵능력,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중국은 이를 가지고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것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에 이은 2007년 2.13합의와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 이후 2월 23일 왕이와 케리의 투 트랙 암묵적 합의에서 보는바와 같이 일관된 패턴이다.
왕이의 투 트랙과 함께 윌리암 페리 전 국방장관과 핵물리학자 헤커가 핵동결과 Three Nos (No new development, No new weapons, No new Transfer)를 제시하여 부시정권부터 지속되어온 ‘핵 폐기’ (dismantling)보다 낮은 수준의 비핵화 기준을 제시함으써 현실적으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수 있게하여 주었다.
한반도 평화구축과 국제적 보장 탐색해야
그는 "북한 독재체제가 예외적인 생존능력과 장기 지속성을 보여주고 있는 조건(불가능성의 조건)하에서 어떻게 1) 남북한 갈등을 방지하고, 2) 그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고, 3) 일단 평화가 구축되었을 때 남북한 평화를 국제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를 탐색했다."고 분석했다.
임혁백 교수는 “제재와 압박 정책은 북한이 곧 망한다는 북한체제붕괴론(collapsism)에 근거하고 있었다. 제재와 압박을 통해 망할 북한을 더 빨리 망하게 유도하자든지, 북한으로 하여금 압박에 못이겨 핵을 포기하게 하여 북한을 미국의 말을 잘 듣는 허약한 연성독재국가로 변환시키자는 것인데, 그런데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 결과는 북한의 체제를 더 강화해주고, 북한의 핵 능력을 더 키워주고, 제재를 하면 할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번갈아가면서 지원하여 제재와 압박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제재와 압박은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유도하는 용도로 활용해야
그는 "문제의 해결은 제재와 압력이 아닌 대화와 협상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가 끝까지 ‘전략적 인내’ (strategic patience) 정책을 계속하고 북한체제 붕괴론에 입각한 제재와 압박정책을 고수하였고,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현재 북한의 ICBM 발사로 야기된 새로운 북핵위기로 전략의 조정이 있는 가운데 “최대한의 압박과 대화”라는 원칙은 고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고, 북한 문제를 중국에 외주(outsourcing)를 주어 왕이의 투 트랙 방식에 의해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를 병행하는 대화를 하려는 것으로 예측했다.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서 한국주도(Korea Initiating)역할해야
문 대통령의 방미성과의 백미는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외교안보문제 해결에서 ‘코리아 패싱’에서 ‘코리아 이니시에이팅’으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했다는 것이다. 문대통령은 ‘최대의 압박과 대화’를 병행한다는 트럼프의 대북정책의 기조를 받아들이되, 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미국의 뒷받침하에 한국이 맡아야한다는 한국주도 (Korea Initiating)에 합의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 먼저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둔다; 2)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하며 단계적 해법을 모색한다; 3) 압박을 위한 압박을 해서는 안되며,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한 압박이어야 한다; 4) 비핵화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되어야한다는 ‘문재인식 북핵해법’을 관철시켰다. 한국주도(Korea initiating)의 회복으로 전 정권하에서 동아시아와 한반도 안보 문제논의에서 한국이 제외되고 제쳐지는 코리아 패싱 (Korea Passing)을 끝장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주도의 첫 번째 작품은 방미 후 독일에서 발표한 ‘베를린 구상’으로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함부르크가 아니라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관한 베를린 선언을 한 통일독일 수도에서 베를린 구상을 발표함으로써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새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대북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대통령은 전임자의 좋은 정책을 이어받고(Echoes), 자신의 혁신적 정책을 선택 (Choices)하여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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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구상, 북 체제보장과 북핵 포괄적 해결 모색
임 교수는 문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5대 평화구상을 1) 북한체제보장 과 흡수통일론 배제; 2) 북한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 해결책 모색 (북한 핵의 CVID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북한 안보 딜레마 해소, 북미, 북일관계 개선); 3)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4) 새로운 한반도 경제지도; 5) 비정치적 교류협력사업은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일관성있게 추진한다.
4대 단기해결책은 1) 이산가족상봉; 2) 북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3)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단; 4) 남북한간 평화와 협력을 위한 대화재개 등이고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문제에 관한 운전석을 트럼프로부터 물려받은 후 첫 번째 작품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초로 공식적으로 북한체제붕괴론 (collapsism)을 부정했다는 점이다. 둘째, 북한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 해결책은 문재인식 투 트랙 (Two Track)정책으로 2005년 9.19, 2007년 2.13 6자회담 합의, 2016년 2월 왕이와 케리의 Two Track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책인데, 베를린 구상의 투 트랙이 혁신적인 이유는 안보, 경제적 우려해소 (북한 체제보장을 통한 북한의 안보딜레마 해소)와 북미, 북일 관계 해소가 투 트랙을 뒷받침하는 포괄적(comprehensive)인 해결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완전한 폐기 전제 대화 현실성 떨어져
그는 “만약 북한 핵의 동결 (freezing, containing)이나 잠정 중단 (moratorium)이 아니라 ‘폐기’ (dismantling)를 비핵화로 정의한다면, 김정은이 폐기를 통한 비핵화에 응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윌리암 페리 전 장관과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계속해서 북한의 핵 수준은 고도화, 정밀화, 경량화되어서 ‘폐기’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지금으로서 최선의 방안은 북한 핵을 동결시킨 뒤 점진적으로 남북, 북미관계를 개선하여 북한이 핵을 스스로 폐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북한의 김정은은 베를린 구상이 예고된 이틀전인 7월 4일에 미국 알라스카에 도달할 수 있는 8,000km 탄도의 ICBM을 발사하여 선제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구상의 김을 뺐다. 김정은은 ICBM 발사로 코리아 이니시에이팅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미국과 양자주의 거래를 하여 핵에 의한 안보를 보장받으려하고 있다.
그럴수록 임교수는 “김정은의 이러한 도발과 한국이 아닌 미국과 양자주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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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결정돼…한미동맹 강화와 남북대화 병행
임교수는 “월남전쟁의 패배는 워싱턴에서 결정되었다”는 현 미 안보보좌관 맥마스터가 ‘워싱턴에서의 외교전쟁에서 승리해야한다.’고 말했듯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 First“ 전략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트럼프와 정상간 관계를 돈독히 해서 김정은에게 코리아이니시에이팅(한국주도)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실제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김정은은 첫 번째 대화상대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것이고, 실질적인 남북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론에는 좋은정책포럼 박병영 공동대표의 사회로 박명림 교수(연세대), 권만학 교수(경희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세종연구소), 김지윤 박사(아산정책연구원), 최상훈(뉴욕 타임스) 서울 특파원의 수준 높은 열띤 토론이 이어져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토론에 앞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김홍걸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민대통합위)의 축사를 통하여 자리를 빛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