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포스코건설 금품수수 혐의는 엉뚱한 곳에서부터 출발했다. 검찰은 그동안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해 왔다. 강원랜드 수사는 전 정권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표적수사 의혹마저 낳았지만 이런 저런 말들과 동시에 케너텍이라는 열병합 회사를 포착하게 됐다.
케너텍은 강원랜드와 열병합발전설비 설치 계약을 맺은 회사로 강원랜드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게 된다. 이 압수수색에 케너텍의 재무관리자가 관리하던 비자금 장부 또한 같이 검찰의 손에 들어가게 됐고 결국 케너텍과 관련된 업계에 ‘케너텍 공포’가 몰려왔다.
검찰에 따르면 케너텍은 2004년부터 68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비자금을 바탕으로 정관계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직 차관급 고위인사가 거론되면 수사 선상에 올랐고 강원랜드 전 시설개발팀장과 지식경제부 사무관은 구속에 이르게 됐다. 이 외에 군인공제회나 한국중부발전도 금품수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각각 이사장 구속과 사장 구속이라는 철퇴를 맞게 됐다. 이른바 ‘케너텍 공포’가 케너텍 관련 업계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이다.
이어 포스코건설 또한 ‘케너텍 공포’에 같이 했다. 케너텍의 비자금 조성과 불법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지난달 29일 한수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국내외 에너지 사업 공동추진 등의 청탁과 함께 케너텍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 사장은 케너텍으로부터 해외 자원 개발사업 공동 추진과 에너지 사업 개발비용 투자 등의 청탁 대가로 4차례에 걸쳐 4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4월 케너텍에 100억을 투자하는 공동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005년에는 대전 열방합발전소 인수에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인되거나 밝혀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검찰의 수사도 단서가 잡혔다고만 했을 뿐 특별히 나온 것은 아직 없다”며 의혹 차단에 애를 썼다. 또 “여전히 한 사장이 사무실에 나와 일을 보고 있으며 검찰의 압수수색이나 검찰 출두와 같은 조사 계획도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혐의가 아직 확정돼지 않았음을 강하게 표현했다.
향후 포스코건설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고 난 뒤에야 거론할 수 있는 사안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견지했다.
포스코건설의 이러한 항변 아닌 항변에도 불구하고 앞날은 어두워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에서 제시한 단서가 구체적이고 케너텍 100억원 투자나 컨소시엄 구성과 같은 정황 또한 포스코건설에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미 케너텍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구속됐거나 구속 예정중이라는 것이다.
일련의 금품수수 사태가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6위에 랭크돼 있는 포스코건설의 이미지의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그동안 '포스코‘라는 이름은 청렴이라는 이미지와 매우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여러 매체의 여론조사 시에도 항상 청렴도 부분은 높은 순위를 자랑해왔던 ’포스코‘다.
지난 몇 해를 돌아봐도 포스코그룹 관련 계열사의 비리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이번 한 사장의 금품수수 혐의가 더욱 뼈아프다. 또 이번 금품수수를 계기로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다면 여타 비리가 등장할 여지 또한 있다. 포스코건설이 금품수수에 휘말린 계기가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에서 시작됐다는 것만 봐도 안일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한편 이번 포스코건설 한 사장의 금품 수수혐의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이상기후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포스코와 같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gs를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대우조선 인수시에 gs의 발목을 잡는 것은 gs칼텍스의 정보유출 사건이다. 이 사건만 해도 직접적으로 gs의 도덕성이나 경쟁력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다. gs칼텍스 내부 직원의 욕심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물론 그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못한 gs칼텍스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그것이 대우조선 인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또 gs칼텍스는 gs의 계열사일뿐 대우조선 인수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지금 gs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gs와 마찬가지로 포스코건설의 금품수수 혐의가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포스코건설의 금품수수혐의는 포스코의 기업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질 경우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또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전에 영향을 끼칠 우려마저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수사가 남아있지만 이래저래 포스코건설이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강원랜드 비자금 의혹부터 시작된 이번 포스코건설 금품수수가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